신경숙 "잘못 인정.. 작품 목록서 제외시킬 것"
작가 신경숙씨(52·사진)가 단편 ‘전설’의 표절 파문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소설을 작품 목록에서 제외시키겠다고 전했다.
신씨는 22일 경기도의 한 수도원에서 한 매체와의 단독 인터뷰를 갖고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사실상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또 “출판사와 상의해서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포함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들을 비롯해 내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내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내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까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단편 ‘전설’은 1994년 처음 발표됐으며 1996년 창비에서 펴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2005년 <감자를 먹는 사람들>로 제목을 바꿔 재출간)에 수록됐다. 이 소설에 대해 작가 이응준씨가 지난 16일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증가했다.
신씨는 ‘전설’ 이외에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다른 소설에 제기된 표절 시비에 대해서는 “창작은 독서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어떤 생각들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다”면서 “내 문장으로 쓴 글들이지만 평단이나 독자들의 지적에 대해 깊이 성찰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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