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전쟁] ② 중국의 위협‥국내 금융시장도 '흔들'

지수희 기자

입력 2015-06-24 16:55  

<기자>
이곳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입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명소 `명동`으로 가려면 이 곳을 꼭 지나쳐야 하는데요.

벽면을 가득 채운 이 광고는 바로 중국의 간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렇게 중국의 결제시스템은 이미 한국 곳곳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기자>

명동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말 ㄹ도입했습니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약 8억2천만명이 이용하는 최대 금융 플랫폼인 만큼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중국관광객의 쇼핑편의성이 높아졌고, 백화점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 알리페이로 결제하고 싶어요
- 이쪽에서 도와드릴께요

이 때문에 도입초기 하루 3~4건에 그치던 결제건수는 한달만에 하루평균 100여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인터뷰> 윤소윤 롯데백화점
"기존 카드로만 이뤄졌던 결제가 현재 모바일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와 국내 모바일 결제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백화점도 간편결제 수단을 늘릴 계획입니다."

알리페이는 백화점 뿐 아니라 거리까지 진출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음료수 같은 상품을 휴대폰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인터뷰> 리이펑 / 중국 관광객
"한국에 자주 오는데 예전에는 환전을 꼭 해서 왔습니다. 물건 사고나면 잔돈도 많아지고 현금을 들고 다니는게 힘들었는데 이걸로 한번에 되니깐 좋습니다."

중국인 입장에서는 원화로 환전하는 것보다 알리페이 수수료를 내는 것이 더 싸기 때문에 앞으로 간편결제앱의 사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페이나 텐페이 같은 결제시스템의 등장으로 기존 금융의 기능은 축소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알리페이 등장 후 명동 환전소가 지난 2013년 32개에서 올해는 19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인터뷰> 이영환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
"알리페이를 통해서 송금이 가능해졌다. 은행의 사업중 해외 송금이 큰 분야였는데 송금 시장도 빨리 재편성 될 것이다. 지급결제는 카드시장과 맞물려서 경쟁하게 돼면서 카드와 송금시장이 빠르게 재편성 될 것이다."

실제로 알리페이의 예치금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펀드(MMF) `위오바오`는 출시 1년만에 가입자 1억명, 수탁고 1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고 남은 알리페이를 위오바오에 이체하면 위오바오는 이 자금으로 단기 집중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시중 예금금리의 두배에 가까운 연6%의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입니다.

IT기업이 금융시장에 뛰어들어 보여준 성과는 앞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의 대 격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환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
" 지급결제 뿐 아니라 앞으로 뛰어들 산업들이 많다. P2P대출, P2P클라우드 펀딩, 인터넷 전문은행 등..기존의 은행은 잠식 당할 것이다. 감히 단언하건데, 짧으면 5년 길면 10년이다."

<스탠딩> 지수희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IT기업끼리의 경쟁뿐아니라 기존 금융업과 IT기업간 경쟁도 치열할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화상품을 개발해 전문분야를 만드는 등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데요.

정부의 적절한 제도마련과, 특히 가장 민감한 `보안문제`에도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문성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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