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은 유럽 최대의 왕실 가문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쇠락해가는 모습과 유럽의 오랜 역사를 모티브로 한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첫 번째 콤비작품이다. 황후 엘리자벳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뛰어난 음악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황후로 기억되고 있는 엘리자벳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 ‘엘리자벳’은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황후와 죽음의 사랑이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결합된 뮤지컬로 자유분방한 성격의 엘리자벳은 어린 시절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엘리자벳에게 반해 그녀를 구해준 죽음의 사신 토드를 만나게 된다.
그 후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와 결혼한 엘리자벳은 시어머니와의 갈등과 자신의 의지와 자유를 박탈당한 황후로서의 삶에 고통스러워하고 죽음의 사신 토드는 엘리자벳의 주변을 맴돌며 자신과 함께 진정한 자유의 세계로 가자고 그녀를 끊임없이 유혹한다. 작품 안에서 죽음은 실재 인물인 캐릭터로 부활했다. 엘리자벳이 늘 죽음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이를 인격화시켜 작품에 표현한 것이다.
엘리자벳의 일생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극작가 미하엘 쿤체는 드라마틱한 일대기에 판타지적인 요소인 ‘죽음’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했다. ‘죽음’이라는 어둡고 추상적인 소재를 죽음과의 춤이라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형상화한 부분에 주목할 만하다. 화려하게 선보이는 죽음과의 춤은 실베스터 르베이의 웅장한 음악과 함께 이번 작품의 매력적인 핵심요소다.
이번 공연에서 엘리자벳 역에는 옥주현과 조정은이, 죽음 역에는 신성록, 세븐(최동욱), 전동석이 캐스팅 됐다.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은 안정적인 풍부한 감정을 실어 연기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중을 압도했다. 특히 ‘나는 나만의 것’을 열창할 때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죽음 역의 세븐(최동욱)도 음산한 기운을 뽐내며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마지막 춤’에서 보여주는 댄스 실력도 수준급이다. 또한 루케니 역의 김수용의 노래와 연기도 가히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옥주현, 세븐(최동욱), 김수용 세 사람의 환상 호흡은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엘리자벳’의 화려한 무대와 의상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성대했던 황가 합스부르크의 호화로운 모습을 완벽히 재현했으며 당대의 가장 아름다운 황후였던 엘리자벳을 통해 왕실의 의상과 그녀의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선보인다.
엘리자벳은 매 신마다 다른 드레스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의상들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엘리자벳 외에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총 400여 벌의 화려한 의상들도 주목할 만하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오는 9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