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파격적인 역작…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입력 2015-06-29 10:28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가 지난 6월 7일 무대에 올랐다. 2013년 프로덕션 버전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 작품은 메르스 여파에도 변함없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지저스’ 역을 맡았던 마이클 리와 박은태의 재합류를 비롯해 1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한지상, 윤형렬과 최재림을 합류로 눈길을 끌었다. 2015년 뮤지컬 ‘수퍼스타’는 한층 더 강렬해진 해석을 시도하며 1971년 초연 당시의 파격적 메시지를 새롭게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 모아 말하는 뮤지컬 ‘수퍼스타’의 매력, 음악

뮤지컬 ‘수퍼스타’는 1969년 한 장의 ‘싱글앨범’으로 역사적인 시작을 알렸다. 작품은 발매 당시 예수의 이야기를 ‘록 음악’으로 풀어내는 등 파격적인 재해석으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딥 퍼플의 보컬 이안 길리언이 ‘지저스’ 역을 맡아 녹음한 앨범 ‘Jesus Christ Superstar’가 한 달 만에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앨범은 1971년 미국 앨범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그 해 존 레논의 ‘Imagine’을 제치고 ‘빌보드 차트 올해의 앨범’의 영예를 안았다.

뮤지컬 ‘수퍼스타’의 음악은 강렬하고 중독적이다. 공연 때마다 ‘예수의 마지막 7일’을 다룬 점도 늘 이슈에 오르지만 ‘음악’이 어떻게 편곡되는지, 누가 음악감독을 맡았는지 등도 함께 이슈화되곤 한다. 뮤지컬 ‘수퍼스타’의 음악을 작곡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지금 다시 쓰라고 해도 절대 쓸 수 없다”고며 작품의 음악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 공연의 음악 수퍼바이저는 천재 아티스트 정재일이 맡았다. 정재일은 2013년 뮤지컬 ‘수퍼스타’를 통해 음악 수퍼바이저로 뮤지컬계에 데뷔했다. 그는 록을 기반으로 리듬 앤 블루스, 현대음악 등이 섞인 작품의 음악적 색을 충분히 살리면서 원작의 강렬한 에너지를 최대한 증폭시킨 편곡을 들려줬다. 특히, 매 공연 보여주는 열정적인 지휘는 출연자가 아닌 ‘지휘자’를 보고 공연을 보러 가는 뮤지컬 마니아층이 생겨날 정도로 큰 인상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는 대한민국 10대 프로듀서로 유명한 김성수 음악감독이 합류해 더욱 풍성한 선율을 들려준다.



프로덕션에 따라 달라지는 새로운 변주

뮤지컬 ‘수퍼스타’는 초연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목받는 작품이다.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수십 차례의 리바이벌 공연과 투어가 진행됐다. 프로덕션마다 전혀 색다른 버전이 탄생되는 독특한 매력의 고전이다. 예로, UK아레나 버전은 현대적인 매스미디어와 화려한 스케일을 더해 대형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무대를 선보여 전세계 뮤지컬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2015년 한국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수퍼스타’는 2013년 프로덕션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저돌적으로 풀어냈다. 이지나 연출은 뮤지컬 ‘수퍼스타’의 미디어콜에서 “영국 공연보다 더 발칙한 각색을 했다. 초연만 해도 신성모독이란 비난을 받았다. 현재는 예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덜 발칙해 보이는 곳이 있었다”며 “유다와 예수의 관계를 조금 더 재미고, 음모론적으로 풀었다”고 전했다.

한국 무대를 빛내는 캐스팅도 인상적이다. 올해 공연은 2013년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하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지저스’ 역으로는 마이클리와 박은태가 캐스팅됐다. 마이클리는 2000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무대에 오른 뒤 ‘시몬’, ‘지저스’, ‘유다’, ‘빌라도’ 등의 역을 맡으며 미국에서만 총 4차례 뮤지컬 ‘수퍼스타’의 무대에 올랐다. 횟수로 따지면 400회가 넘는다. 그는 국내 무대에서 타고난 아우라와 고결함을 갖춘 ‘지저스’를 구현해 내며 ‘마저스’라는 별칭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박은태는 ‘지저스’를 통해 배우로서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상처받고 고뇌하는 인간으로서 고통 받는 박은태의 ‘지저스’는 눈물을 훔치지 않고 보기가 힘들다. 특히, 서로 같지만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두 배우의 연기는 작품을 보는 또 다른 묘미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또 하나의 축인 ‘유다’ 역은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이 연기한다. 한지상은 2013년 이미 ‘유다’ 역을 연기한 바 있고, 윤형렬과 최재림은 2015년 새롭게 합류했다. 1년여 만에 무대 위로 돌아온 한지상은 변함없는 ‘강철 성대’를 자랑한다. ‘흥’이 많은 배우로도 유명한 그는 뮤지컬 ‘수퍼스타’의 대표곡인 ‘수퍼스타’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윤형렬은 강력한 저음부터 폭발적인 고음까지 가능한 배우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더 데빌’에 이어 다시 한 번 록 음악에 도전한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지 록 밴드를 했을 만큼 록 음악에 대한 애정도 크다. 이번 공연에서는 강렬한 록 비트에 실린 묵직한 샤우팅으로 반항적인 이미지의 색다른 변신을 선보인다.

‘유다’ 캐스팅 중 막내인 최재림은 ‘이지적인 유다’로 변신을 꾀했다. 이번 공연은 그가 2년 만에 대극장으로 돌아와 더욱 기대를 모았다. 최재림은 뮤지컬 ‘렌트’, ‘헤어스프레이’로 데뷔한 후 뮤지컬 ‘어쌔씬’, ‘넥스트 투 노멀’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거칠고 반항적이면서도 ‘지저스’의 결정에 끊임없이 의심을 품는 ‘유다’로 변신했다. 최재림은 오디션 당시 ‘마음속의 천국’, ‘수퍼스타’ 등 까다로운 ‘유다’의 넘버를 실패 없이 단번에 소화해 내며 캐스팅에 이름을 올렸다.

뮤지컬 ‘수퍼스타’는 9월 1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의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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