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행(사진 = 한화 이글스)
규정을 강화하고 뿌리를 뽑아야 한다.
25일 도핑 테스트 결과, 한화 이글스 외야수 최진행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에 KBO는 30경기 출전 정지, 구단은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징계 수위는 높지만 여전히 KBO나 구단은 약물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금지약물 복용, 승부조작과 같은 행위다
과거 승부조작 사태가 일어났을 때 해당 선수들은 영구제명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당연한 처분이었다.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프로야구 근간을 흔드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물복용 역시 승부조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승부조작은 본인이 출전하는 경기의 과정이나 결과를 조작해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불법적인 행위라고 한다면 약물복용으로 성적을 올리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 아닌 약물의 힘을 빌려 신체적인 기능을 강화해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불법행위다.
모든 선수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약물을 복용한다면 이는 이미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그럼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은 약물복용을 암묵적으로 권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애초에 여지를 두지 말아야 한다.
▲ 최진행(사진 = 한화 이글스)
KBO의 약물 규정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작년까지는 1회 적발시 10경기, 2회 적발시 30경기 출장 정지였다. 그러나 올 해부터 약물에 따라 수위가 조정됐고, 최진행은 최고 수위인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중징계라고 볼 수 없다.
이미 최진행의 약물복용은 발표 전에 구단에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진행을 계속 출전했다. 따라서 30경기 출장 정지가 풀리는 시점에서 최진행이 바로 투입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한 막을 이유도 없다.
다시 말해서 1회 적발로 30경기 출장 정지를 받게 된다고 해도, 144경기 체제에서는 114경기를 뛸 수 있다. 이렇게 보면 30경기 출장 정지도 중징계는 아니다. 징계가 해제되는 순간부터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한다면 FA 취득하는데 영향도 주지 않는다. 2000만원 벌금 외에 과연 그 어떤 패널티가 부과되는 것일까?
경기 감각을 떨어지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30경기 동안 준비 잘해서 모두가 지칠 여름에 100%의 힘으로 경기에 나서면 시작은 징계였으나 오히려 나쁠 것이 없는 상황도 발생하게 된다.
더 이상 KBO도 약물에 대해서 관대해서는 안 된다. 시즌 중이라도 좋고, 시즌 후라도 좋다. 지금보다 징계 수위를 높이면서 선수들에게 약물 복용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강화해야 한다.
구단 역시 음주운전이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경우 자격 정지 혹은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금지약물 복용이나 승부조작은 사회적인 물의는 물론 프로야구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약물복용의 최대 피해자 동료들이다. 이번 최진행 사태 때도 이미 인터넷을 통해 해당되지 않는 선수들이 오해를 받고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최진행과 경쟁하던 선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아마추어 무대가 아닌 프로에서 동료가 부정한 방법으로 나를 이겼을 때 그저 동료에 대해서 안타까운 생각만 할 수 있을까?
또한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들도 또 다른 피해자다. 야구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흥행여부를 떠나 야구팬들이 등을 돌린다는 것이 더 두려운 것이다.
승부조작 그리고 약물까지… 이제 국내리그도 보다 세밀하고 강력한 규정으로 불법이 판치는 시대에 야구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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