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운명의 주총`을 나흘 앞두고 삼성은 합병 우호지분을 한 주라도 더 모으기 위해 그야말로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새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시작한 합병 작업이었지만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세로 삼성은 경영에 적잖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합병 계획을 내놓을 당시만 해도 삼성물산은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거란 기대로 한껏 부푼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등장으로 삼성물산은 사실상 지난 한 달여 동안 사업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엘리엇과의 법정공방에, 합병 지지를 호소하는 기업 설명회가 우선이다 보니 본업인 건설업과 상사 부문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린 겁니다.
실제로 발주처 만남과 현장 점검이 대부분이었던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의 일정은 주주와의 만남들로 대신 채워졌습니다.
올 연말 준공 예정인 6조 5천억 원 규모의 호주 로이힐 인프라 건설 현장을 매달 점검차 다녀왔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 줄줄이 미팅이 잡히면서 최 사장은 당분간 현장 점검을 미룬 상태입니다.
김신 상사부문 사장의 처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지역 대표들과 함께 하는 회의를 4개나 취소한 데다 예정돼 있던 현지 바이어들과의 만남도 미뤘습니다.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합병 작업이 엘리엇의 방해로 지금은 경영에 차질만 빚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업계는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행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될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합병이 부결될 경우 두 회사의 주가 급락은 물론 승계 작업과 투자 지연 등 후폭풍이 그룹 전체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이오 사업.
사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데 합병 불발로 그룹 차원의 투자가 늦어지거나 줄어들까봐 삼성과 관련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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