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가 다시 화장품시장 뛰어들 것인가? 정황상으론 유력하다. 기존 화장품회사들로부터 인력 자원을 영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실무급 인원까지 결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야쿠르트의 사업 재개를 확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K-뷰티` 열풍과 함께 숱한 이종기업들이 화장품시장에 뛰어들고 있음에도 유독 한국야쿠르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한때 `나드리`를 앞세워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일가를 이룬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는 1978년 `야쿠르트화장품`이란 이름으로 화장품시장에 진출했다. 야쿠르트화장품은 1990년 `나드리화장품`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이후 눈부신 성장기를 맞았다.
메소니에, 이노센스, 헤르본 등을 잇따라 히트 브랜드 반열에 올리면서 당시로선 보기 드문 연 매출 1천억원대의 거대 화장품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나 나드리화장품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변화한 화장품 유통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며 매출이 줄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빅5 화장품기업`이라는 타이틀도 반납해야 했다.
급기야 한국야쿠르트는 2006년 관계사로 두고 있던 나드리화장품을 대상그룹 계열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나드리화장품은 거듭 주인이 바뀌며 한때 법정관리 신세를 겪는 등 부흥기는 오지 않았다. 그래도 현재까지 `나드리`란 상호를 그대로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많은 이들이 그 이름을 친숙하게 여기고 있다.
그만큼 강력하고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기에 가능한 일로, 그 주역이었던 한국야쿠르트의 최근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다.
쏟아지는 관심에 한국야쿠르트 측은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화장품사업과 관계된 직원의 영입 사실 인정하면서도 현재로선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관련해 한국야쿠르트 홍보팀 관계자는 "소문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일부 사업 담당자가 케이스 스터디를 위한 자료 수집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답변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사업 재개를 결정하고 큰 틀을 짠 후 이를 실행할 실무인력을 보충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반문하며 "직원을 이미 채용해 놓은 상황에서 아예 계획조차 없다는 말은 상식과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1969년 설립된 한국야쿠르트는 유산균 발효유,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야쿠르트 아줌마`로 대표되는 고유의 유통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 매출은 전년보다 2.5% 감소한 9,674억원으로 16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44억원과 577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