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기자의 궁시렁]화장품 중국 진출, 이제는 현지 법인 설립 생각할 때

입력 2015-07-26 17:38  



최근 중국 정부의 화장품 분야에 대한 규제 강화로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다.

2013년 이후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1~2년만에 국내 화장품 업계는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 중국에서의 인기로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며 무서운 속도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 개 제품으로 이른바 `대박`을 내며 중소기업이 1년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로또 화장품`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 곡선은 최근 중국 정부의 화장품 규제 강화와 메르스 여파로 차갑게 식고 있다.

여전히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내 인기는 높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위생허가 없이 진출한 기업들의 경우 물류가 막히고, 판매 유통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대안 마련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며 중국인 의존도가 높았던 로드숍과 면세점 몇몇 브랜드들은 메르스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하며 2개월여만에 기업의 존폐 여부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의존도가 높았다. 1~2년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했듯, 1~2개월만에 큰 폭의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는 로드숍과 면세점 등 유통에서 시작되었지만 재고 부담, 투자 손실 등으로 최근 브랜드사들의 어려움으로 전환되었으며, 이후 원부자재 비용 결제 등으로 큰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을 정도다.

때문에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 거론되고 있는 것은 합법적인 방법으로의 중국 진출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합법적인 방안으로 내놓은 보세 구역을 통한 역직구에 대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위생허가 절차를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국에 단계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중국에 법인을 설립해 위생허가와 상표권 등록 등 수입을 위한 단계적인 절차를 밟기 위해 나선 기업들도 크게 증가했다.

위생허가와 상표권 등록을 위해 중국에 외주 업체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큰 손실을 보고 아무 성과도 못 올린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현지화에 실패해 중국에 진출하더라도 성공을 못하고 철수하거나 중국 현지 밴더 등과 법적 공방을 벌이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 화장품의 중국 내 입지가 높아졌지만 다양한 부분에서 현지화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국 내 현지 법인 설립을 추천하고 있다. 합법적인 중국 내 거래를 위해 역직구몰을 선택했을 경우, 중국 내 효율적인 마케팅과 유통 확대를 위해 현지 법인을 통해 세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위생허가와 상표권 등록 등을 저비용에 빠르게 진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앞으로 중국 내에 진출하는 화장품 기업에 대해 문제 발생시 이를 해결하는 책임회사 설립 및 선정을 법제화하면서 문제 발생에 대한 리스트를 줄이는 방법으로도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해야할 상황이다.

이러한 중국의 모습은 과거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이 성장해 온 배경과 비슷하다. 정부가 강력하게 화장품 분야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을 철저하게 방어하면서 국내 기업과 업무 제휴 형태로 한국에 들어온 해외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의 성과가 주춤했던 것과 같다.

실제로 그동안 다수의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왔지만 일부 선두 브랜드 외에는 현지화에 실패하며 한국 땅을 떠나기도 했다. 세계 1위 화장품 다단계 업체인 에이본의 한국 시장 철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9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직진출하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크게 늘었고, 이들은 한국 시장 내에 연구소 개설, OEM 확대, 빠른 마케팅 전개 등 현지화 전략을 전개해 좋은 성과를 거둔바 있다.


▲ 중국 진출 국내 화장품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이제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중국에서 현지화를 통한 확고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생각할 때가 아닌가 한다.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30%에 육박하는 수입 비중을 차지하고, 비공식적인 부분을 더하면 50% 이상일 것으로 예측되는 중국 화장품 시장임을 감안하면, 이제는 직접 들어가 현장에서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인 로레알, P&G, 시세이도 등이 중국 현지에 진출했고,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화장품 OEM 선두 기업인 한국콜마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도 중국에 현지 법인 및 공장을 설립하고 적극적인 현지화로 좋은 성과를 예고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중국 대상 사업 전개가 핵심 전략이라면 이제는 현지 법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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