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기압으로 ‘관절통증’ 증가, 빗길 낙상사고 ‘고관절 골절’ 위험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후덥지근한 날씨와 당장 비가 쏟아져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우중충한 하늘. 여름철 장마가 시작됐다. 긴 가뭄으로 근심하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평소 관절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장마철이 곤욕스럽기만 하다.
■ 장마철만 되면 더욱 심해지는 ‘무릎 관절염’
비가 곧 올 것처럼 흐린 날이면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비가 오려나? 무릎이 쑤시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90%가 장마철에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고 답했다. 장마철과 무릎 통증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장마 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대기압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는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된 신경에 자극을 주게 돼 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비가 오는 날에는 실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에어컨 같은 냉방기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뼈와 뼈 사이에서 마찰을 줄여주는 관절액이 굳어 제기능을 못 하게 된다. 이 밖에 습도 및 기온 변화, 날씨가 흐려지면서 찾아오는 감정 기복 등도 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누리서울병원 관절센터 손원수 과장은 “장마철 관절통은 일시적인 것 보다는 기압, 습도, 온도 등의 변화로 이전 관절염이 악화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관절염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 장마철 낙상사고 ‘고관절 질환’ 주의
낙상사고 하면 보통 겨울철 빙판길을 떠올린다. 하지만 여름철 장마기간에도 낙상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철제배수구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입구, 아파트 입구 대리석 등이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골밀도가 낮고 근력이 떨어지는 60대 이상 노인들은 낙상사고 시 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낙상사고로 인한 근골격계질환은 다양하지만, 고관절 골절은 노인들에게 위험한 질환이다. 고관절은 사람이 걸을 때 사용되는 관절이기 때문에 일단 부러지면 거동이 어렵다. 사타구니 통증이 심해지고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 방치할 경우 폐렴, 정맥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나누리서울병원 관절센터 손원수 과장은 “고관절 골절상을 입었을 경우 부위마다 치료법이 다르다. 고관절의 중간인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나사로 뼈를 고정시키는 치료가 시행되지만,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발생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장마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위험 지역은 되도록 피하고 마찰력이 좋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한 엉덩이 패드같은 보조적인 제품을 착용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