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가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한 여파에 증권업계도 `매도` 의견이 담긴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조선업황 부진을 알고도 매수 의견을 고집하다, 대규모 적자를 확인한 뒤에야 또 뒷북 보고서를 내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에만 3조 318억 원, 삼성중공업도 1조 5천여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조선업체들의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우려에 국내 증권사들도 뒤늦게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추거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HMC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손실 우려에 주가 하단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매도 의견을 냈고,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 주식을 팔아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전화 인터뷰>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 (변조)
"공시가 나거나 발표할 때는 실적이라고 하겠지만, 실제로 특성상 원가에 올라가는 부분을 기업이 반영한건데.. 반영 여부를 저희도 미리 알 수가 없다는게.. 저희도 사실은 당황스러워요"
증권사들이 이례적으로 매도 보고서를 내놨지만, 대부분 실적이 알려진 뒤에 공개돼 투자 참고자료로서의 가치는 크게 떨어집니다.
이미 지난달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분기 손실을 언급했지만, 국내 증권사 가운데 실적 발표 이전에 매도 보고서를 내놓은 곳은 유진투자증권 한 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중립이나 시장수익률로 유지한 채 목표주가만 낮추거나, 일부 증권사는 아예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등 오히려 투자 판단을 흐리게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손실을 감춘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부실 징후조차 파악하지 않았거나, 부적절한 투자의견을 제시했다는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전화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변조)
"매도리포트가 안나오는 부분들을 애널리스트만의 문제, 증권사만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에서 이의를 제기한다거나.. 그런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은 없는건지..."
증권사들의 매수 위주 보고서 생산 관행 속에 투자자보호는 물론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