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트르 체흐가 친정팀 첼시FC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고 도시 런던의 라이벌 팀으로 이적할 줄은 몰랐지만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운명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낼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적 후 첫 공식 경기가 마침 체흐의 전 소속팀 첼시와 맞붙은 슈퍼컵 성격의 맞대결이었다. 그에게 낯선 유니폼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페트르 체흐가 오랜만에 활짝 웃는 표정을 자랑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스날 FC가 한국 시각으로 2일 오후 11시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FA(잉글랜드 축구협회) 커뮤니티 실드 첼시 FC와의 더비 매치에서 전반전에 터진 체임벌린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첼시 FC)과 유서 깊은 잉글리시 FA컵 우승팀(아스날 FC)의 맞대결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달랐던 경기였다. 더구나 양팀 감독의 묘한 라이벌 의식도 겹쳐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더 주목될 수밖에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 FC를 이끌고 있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아스날의 벵거 감독과 맞대결 기록에서 7승 6무로 앞서 있었기에 이 경기가 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시작 후 24분만에 아스날의 선취골이 터졌다. 시오 월컷이 오른쪽으로 밀어준 공을 잡은 체임벌린이 부드러운 드리블 실력으로 접어놓고 회심의 왼발 슛을 꽂아넣었다. 첼시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티보 쿠르투아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도저히 막아낼 수 없을만큼 왼쪽 톱 코너를 제대로 꿰뚫었다.
결국 이 골이 결승골로 굳어졌다. 첼시의 후반전 교체선수 오스카가 69분에 결정적인 직접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찼지만 야속하게도 아스널 골키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전 첼시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냈다. 골 포스트에 부딪칠 위험이 있었던 순간이었지만 체흐는 공을 손끝으로 쳐내고 몸은 골문 안에 떨어졌다.
첼시 FC는 부상당한 골잡이 디에고 코스타 대신 로익 레미를 맨 앞에 세웠지만 아스날의 골문을 제대로 흔들어대지 못했다. 전반전에 로익 레미가 왼쪽 끝줄 앞에서 띄워준 공을 미드필더 하미레스가 결정적인 헤더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나는 바람에 무리뉴 감독이 크게 안타까워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첼시의 또 다른 희망 에당 아자르는 후반전에 결정적인 오른발 대각선 슛 기회를 잡아 동점골을 노렸지만 너무 발목에 힘이 들어간 나머지 골문 위를 벗어나는 어이없는 슛을 기록하고 말았다.
첼시는 오히려 후반전 내내 추가골 압박에 시달렸다. 골키퍼 쿠르투아의 연이은 슈퍼세이브(산티 카솔라 왼발 슛, 키어런 깁스 왼발 슛)가 아니었다면 크게 망신을 당할 순간들이었다.
체임벌린의 결승골 활약과 페트르 체흐의 슈퍼세이브 덕분에 아르센 벵거 감독은 주제 무리뉴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일주일 뒤에 개막하는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일정에서 이들 두 팀은 더 많은 기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2015 잉글리시 FA 커뮤니티 실드 결과(2일 오후 11시, 웸블리 스타디움)
★ 아스날 FC 1-0 첼시 FC [득점 : 체임벌린(24분,도움-시오 월컷)]
◇ 두 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일정
☆ 아스날 FC - 웨스트햄 유나이티드(8월 9일 오후 9시 30분, 아스날 스타디움)
☆ 첼시 FC - 스완지 시티(8월 9일 오전 1시 30분, 스탐포드 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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