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진정 국면, 하지만 화장품 업계는 이제부터 후폭풍

입력 2015-08-04 01:09   수정 2015-08-05 21:04



지난 5월 말부터 근 2개월간 대한민국을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었던 메리스가 최근 진정 국면이 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어 주목된다.

메르스 사태와 함께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화장품 주요 유통인 면세점과 로드숍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내수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중국으로부터 위생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들이 유통 되던 일명 `따이공` 등 불법 유통이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막히면서 화장품 업계에 큰 타격을 준 것.

특히 유통과 브랜드사에 치중되었던 메르스와 중국 규제 강화 여파가 2개월만에 수출길이 막힌 중소기업들과 해당 기업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던 업체,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등에게 타격을 주면서 큰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명동과 홍대, 이대 등 관광객들이 주로 찾던 특수 상권에 매장들이 문들 닫거나 자리를 옮길 예정인 곳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보고 매장 확장에 나선 브랜드숍들이 공격적인 매장 확장에 나서면서 대규모 매장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관광객 주요 상권인 명동의 경우, 경기 악화로 임대료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매장을 포기하거나 브랜드숍을 접으면서 직영점 전환, 매장 이동 등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관광객 특수를 겨냥해 오픈했던 마스크팩 전문 매장들이 문을 닫거나 매장 이전을 계획 중이며, 명동의 러쉬도 매장 이전이 전망되고 있다.

서브 브랜드 론칭을 계획 중인 토니모리가 1호점을 이대에 오픈할 예정이며, 명동에도 매장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격적인 매장 확장에 나서고 있는 벨포트, 바닐라코, 어퓨 등의 추가 매장 오픈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명동 임대료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으며, 일부 매장의 경우는 계약 기간 말료에 따라 브랜드숍간 치열한 자리다툼이 전개되고 있는 실정으로, 8월 말 9월 초를 기점으로 대규모 브랜드숍 매장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수출을 위해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해 놓았던 중소기업들은 재고 부담과 판매망 확보 실패로 문을 닫거나 원부자재, OEM 비용 미수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화장품은 제품 주문 전에 50%를 입금하고 제품 생산 후에 50%를 입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어음 결제하거나 모든 제품이 생산 된 후 결제하는 곳도 있어, 결제일이 돌아 오는 8월 이후부터 중소 브랜드사부터 소규모 원부자재 업체까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화장품 중소업체는 중국 수출을 위해 제품 24만개의 제품을 생산 의뢰해 만들었지만 중국 수출이 무산되면서 재고 부담을 갖게 됐다. 또한 원부자재 업체 결제일이 돌아오면서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이마저 쉽지 않아 문을 닫을 상황에 놓였다.

또 다른 업체는 대표와 직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나가 재고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직접 판매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위사들도 마찬가지다. 제고 부담으로 자금 회전이 쉽지 않아 투자자 모집에 나서거나 합병, 제휴 등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잇달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화장품 중소업체 관계자는 "메르스가 진정 국면이라고 하지만 현재 상황만 본다면 중국 수출 상황은 더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중국에만 의존해 소규모로 사업 하던 중소기업들에게는 지난 2개월이 지옥과 같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또 "메르스가 진정 국면이 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치열한 자리 경쟁으로 주요 상권의 임대료가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면서 "일부 화장품 브랜드숍의 경우 매출이 평달보다 나오지 않아 대규모 할인을 전개했지만 이마저도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메르스 여파 타격 극복을 위해 2011년부터 매년 비수기에 진행되어 왔던 문화체육관광부 (재)한국방문위원회 주최 행사인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예정 보다 앞당겨 오는 8월28일부터 10월31일까지 진행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조치는 메르스로 위축된 방한시장 관광수요 회복 및 인바운드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쇼핑, 교통, 통신, 숙박, 공연, 엔터테인먼트, 항공, 글로벌카드사 등 민간기업 협찬 및 프로모션이 대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과 관련 정부는 예산 80억원(관광진흥개발기금, 문체부) 투입을 결정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외에도 기획 재정부, 관세청,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법무부, 행정자치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주요 정부 관계 부처가 대거 참여할 계획이다.

대한화장품협회 역시 화장품 상권 회복을 위해 이번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의사를 밝혔으며,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행사 발표와 함께 적극적인 참가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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