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하반기 국정 최대 현안이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점 얼마전에 짚어봤는데요. 박 대통령이 결국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점을 천명했군요.
<기자> 박 대통령은 담화의 시작부터 노동개혁을 꼽으면서 중요성을 알렸는데요. 먼저 담화 내용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8월6일 대국민담화)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일자리입니다.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고령시대를 앞두고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미래에 큰 문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앵커> 네, 청년 실업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미래에 큰 문제로 남게된다는 점이 와 닿습니다.
<기자> 내년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되게 되면 앞으로 5년간 기업들 인건비 부담이 115조원에 달한다고 하거든요. 박 대통령은 이렇게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면 기업들이 청년채용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임금피크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노동시장 개혁에는 다양한 논의들이 얽혀있지만 특히 청년 채용과 관련해서 본다면, 비정규직 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겠죠. 이부분에 대한 논의는 어느정도까지 되어가고 있나요?
<기자> 마침 정부는 비정규직 관련 입법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까를 놓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가졌는데요. 비정규직 고용을 안정시키는 부분, 그리고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남용하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 규제할까를 놓고 이달 안에 대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결국 합의할 당사자들의 의견이 모아져야 한다는 것인데, 현재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전반에서 이번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불거지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박 대통령은노동계가 조속히 협상테이블로 복귀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담화내용 함께보시죠.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8월 6일 대국민 담화)
“독일 기업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견디지 못하고 동유럽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 했지만, 노사 간 협력관계 구축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의 개혁을 이뤄내 국내투자와 국내고용을 늘리는데 성공하였고, 이제는 유럽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현재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사단체들이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단되어 있는 노사정 논의를 조속히 재개하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국민이 기대하는 대타협을 도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논의를 좀 따라가보죠.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 노사간에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어떤건가요?
<기자> 일단 기간제, 그러니까 계약직 근로자가 2년이 지나면 기간 제한이 없는 계약직으로 전환해주는 제도가 있는데, 2년이라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지난해를 보면 2년도 되기 전에 계약이 해지된 근로자가 1분기말 60.3%, 2분기 말 77%에 달했습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은 84.3%로 거의 대부분이 계약해지를 당했는데요. 2년이라는 제한이 있으니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서 오히려 우리 청년 근로자들이 더 일을 얼마 하지 못하고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앵커> 계약직 2년이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는 제도가 오히려 해고의 사유가 되고 있다는 얘기네요. 이 상황에서 무기계약직 전환 시기를 2년에서 3년이나 4년으로 늦추게 된다면 물론 청년들이 직장에서 해고될 가능성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신분으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렇다 해도 근무기간을 길게 만들어 놓는 편이 더 낫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래 일할수록 숙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는 주장인데요. 실제 근속기간별 정규직 전환율을 보면 1년 6개월 미만으로 일한 계약직 근로자는 10.7%가.. 2년 이상 근로한 계약직의 경우는 29.4%가 정규직으로 전환이 됐다는 겁니다. 또 계약직 근로자 입장에서도 못해도 3년은 일해야 다음 직장을 구할 때 경력으로 쳐준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무기계약 전환 시한을 얼마로 할것인가, 쟁점이 될만 하겠죠?
<앵커> 그렇네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자체가 정규직에 비해서 열악한 업체들이 많죠. 무턱대고 근로기간을 늘리는 것보다 우선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부터 개선시키는 게 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비정규직이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보니가 정규직과의 격차가 심한게 사실이죠. 비정규직 근속기간은 평균 2년5개월, 정규직은 7년3개월이라고 하고요. 시간당 임금수준을 봐도 대기업 정규직이 100만원을 받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4만원, 중소기업 정규직은 52만원, 비정규직은 34만원을 받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계약직 처우가 열악한 상황에서 계약직 기간만 늘리면 청년들의 고용여건은 더 열악해지는 꼴이라고 할 수 있겠죠.
고용해지 기준에 대한 논쟁도 뜨겁습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려면 기존 정규직인 사람들을 해고할 수 있는 요건도 완화되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주장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기업내에 업무부적응자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역할을 바꿔줘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노사가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고부분이 문제입니다. 지금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퇴출프로그램들이 가동되고 있거든요. 특별한 원칙이 없이, 저성과자나 기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 근로자를 내몰아 퇴출시키는 방법입니다. 정부는 이럴 바에는 고용해지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가이드라인으로 명확히 정해놓는 게 낫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앵커> 고용해지를 시킬 수 있다는 게 제도로 정해지면 기업들이 마음놓고 직원들을 해고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보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저성과자는 해고를 할 수 있다’라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고 한다면, 기업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의도적으로 성과가 잘 나지 않는 부서로 배치할 수도 있겠고요. 또 사실 성과라는 것이 계량적으로 평가가 되지 않는 업무들도 많기 때문에, 결국에는 사장님 마음대로 해고가 이뤄질 것이다 라는 우려를 하는 겁니다.
<앵커> 노동시장 개혁의 주요 쟁점들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만, 쟁점들이 어느 한쪽의 입장을 들어주기에는 만만치가 않네요. 아무쪼록 상호 원만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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