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형식, 그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

입력 2015-08-07 10:26   수정 2015-08-18 11:46



아기병사에서 남자로 거듭났다. 가수 겸 배우 박형식이 지난 4일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경제TV 와우스타와 마주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SBS ‘상류사회(연출 최영훈·극본 하명희)’에서 박형식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부족함 없이 살고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형제들과 세력 다툼을 하게 되지만 그 속에 순수한 사랑을 찾게 되는 유창수 역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아직 한참 부족하죠. 배우는 입장이고 작품 하나하나 하면서 선배님,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하고요. 전작 ‘가족끼리 왜이래’ 차달봉 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애와 결혼은 별개’ 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재벌가 막내아들 유창수(박형식 분)는 고졸의 아르바이트생 이지이(임지연 분)와 생전 겪어보지 못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는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다. 하지만 장윤하(유이 분)-최준기(성준 분) 커플보다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사람의 ‘케미’였다.

“전에 정글에서 만났지만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어요. 많이 친했으면 키스신할 때 어색할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편했고 호흡이 잘 맞았어요. 실제로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거든요.(웃음) 애초부터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오빠라는 마인드로 임했어요. 그래서 행동, 눈빛 같은 게 표현하기 편했던 것 같아요. 특히 임지연 씨가 많이 맞춰줘서 고마웠어요. 서로 잘 받아줬기 때문에 입체적인 커플로 보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작품 끝나고도 ‘지이야’ 라고 부르고 있어요. ‘베스트 커플상’ 기대하고 있어요.”

박형식 임지연 커플은 빗 속 키스, 가로등 키스 등 수많은 키스신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두 사람의 야릇한 첫 베드신(?)이 화제를 모았다.

“베드신이요? 대본에 ‘풋풋한 정사신’이라고 적혀 있었어요.(웃음) 감독님도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시고, 다른 배우들도 기대한다면서 한동안 놀림 많이 받았어요. 그냥 누워서 키스한 것 뿐 인데... 키스신이 많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만큼 자연스러웠고 전혀 어색하지 않게 알콩달콩 잘했던 것 같아요.”



박형식에게 키스신 외에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바로 운동신과 샤워신. 미소년인줄로만 알았던 그의 팔근육이 공개되면서 누나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것.

“촬영 전 대본을 읽었는데 창수는 유독 운동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생각할 게 많아지거나 화가 나면 운동으로 푸는 거 에요. 아마추어처럼 하면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 설득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들어가기 전까지 정말 열심히 했어요. 매니저가 독하다고 했어요. 제가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삼시세끼 닭 가슴살 샐러드만 먹고 운동했거든요. 목표가 있으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중요한 신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가 유창수를 만든다는 생각에 좀 더 입체적이고 풍족하게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박형식은 ‘상류사회’로 인해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줬던 아기병사에서 남자로 거듭났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나이 만 24세. 그에게 연애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됐다.

“연애 해야죠.(웃음) 경험이 많지 않지만 모태솔로는 아니에요. 한창 연애하면서 슬퍼하고 무릎도 꿇어보고 해봐야할 나이잖아요. 모든 인생 선배님들이 나이에 맞는 연애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맞는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대다수 연예인들이 피하고 싶은 것. 바로 스캔들이다. 그 역시 그랬다.

“‘내 일’에 대해서 겁이 나서 연애를 못했어요. 열애설이 나면 상대방과 저, 둘 다 피해를 보게 되니까요. 사생활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겁이 났던 것 같아요. 요즘 해외에서도 사진이 찍히잖아요.(웃음)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요. 그래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열애설 기사가 나면 크게 난리가 났지만 요즘은 ‘만날 수도 있지 뭐’ 하는 시선이 있더라고요. 변화돼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박형식에게 공개연애를 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우선 여자친구가 있어야 고민하겠죠?(웃음) 연예인 커플도 괜찮아요. 마음에 들면 돼요. 대신 서로 이해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겁이 나긴 하지만 예전엔 아예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전 잘난 척 하는 여자는 싫어요. 사람다운 게 좋아요. 부족한 점도 있지만 인간적으로 보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예뻐 보일 것 같아요.”

박형식은 이야기하는 내내 풋풋한 대학생의 느낌이었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보통의 남자였다. ‘흔한’ 사랑이 연예인에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둔 것은 아닐까.

“사실 지금 혼란스러운 시기에요. 공인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으면 기본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애마저 편하게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공인이기 때문에 연애를 마음대로 하지 못 하는 게 맞는 건지 많이 혼란스러워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정답이 뭘까요? 저는 웬만하면 올바르게 살고 싶어 하다 보니까 ‘내가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만 하거든요. 정의가 안내려져요.”



그는 지난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해 드라마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시리우스’(2013), 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 드라마 ‘상속자들’(2013),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2014) 등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해 연말 KBS 연기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으며 어느 정도 인정받은 셈이다. 하지만 그에게 아직도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한 단계 벽이 있는 건 맞지만 연기돌을 뛰어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죠.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나가다 보면 괜찮지 않을까요? 이제는 아이돌도 그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지금 연기지망생도 많은 편이고 그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배역을 얻어간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연기자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미안하진 않아야죠. 본인이 만들어가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해요.”

박형식은 작품이 끝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힌 그는 인생을 살면서 가장 바보 같은 짓이 ‘후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 인생을 멀리 보고 있었다.

“저는 ‘박형식이 애기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성인 남자역할도 할 수 있네’라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더 마음껏 하고 싶거든요. 하나의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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