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편.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 예고…중국 환율전쟁에 본격 가담하나

입력 2015-08-10 08:18   수정 2015-08-18 08:55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 예고…중국 환율전쟁에 본격 가담하나


이달 들어 중국 국무원이 고정환율제도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지 10년 만에 위안화 환율 일일 변동폭을 확대할 것을 갑작스럽게 예고했다. ‘수출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의견’이라고 하지만 중국의 국제 위상이 미국에 버금될 정도로 올라간 만큼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국무원의 이런 조치가 주목된 이유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위안화 환율 문제로 많은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 서방국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상원에서는 환율조작은 국제무역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대부분 예측기관들은 위안화 일일 변동폭 확대 예고조치가 △위안화 국제화 추진의 일환 △위안화 약세를 통한 경기부양 등의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Special Drawing Rights) 통화 바스켓에 편입해 세계 기축통화로 발전시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는 각국의 경쟁적인 평가절하 속에 위안화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환율 변동폭을 확대해 글로벌 환율전쟁에 동참하고, 이를 통해 갈수록 약해지는 수출과 성장동력을 다시 찾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변동폭 확대를 예고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변동폭과 시행날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새롭게 설정될 변동폭은 2.5∼3.0%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번 변경을 토대로 환율규제가 완화돼 외환 자유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행 날짜에 대해서는 의견이 아직까지는 분분한데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SDR 편입을 위해 이르면 다음 달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나, 골드만삭스의 경우 올해 안에 시행될 가능성은 50% 밑으로 낮게 보고 있다. 증시 부양책이 나온 이후 5년 뒤로 넘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000년 이후 약 10년 이상 지속돼 왔던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세가 지난해 이후 크게 둔화되고 있음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 천안문 사태 이후 가장 낮은 7.4%를 기록했고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목표치를 밑돌았다. 당초 6.8%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됐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7%로 나옴에 따라 통계조작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IMF 등 예측기관들은 중국의 하반기 성장률은 종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올해 상반기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6월 중순 이후 상해지수가 30% 가까이 폭락함에 따라 ‘역자산 효과’로 경기 회복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3차 5개년(13·5) 계획’ 수립을 앞두고 중국 지도부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10월에 열릴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 전회)를 개최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경제정책 운영방향, 특히 목표 성장률을 정해야 한다.

‘13·5 계획’ 추진을 앞두고 시진핑 정부는 ‘전반적 소강사회’를 건설하고 1인당 GDP를 2010년대비 2배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밝혀 왔다. 소강사회란 인민 모두가 기본적으로 의식주를 충족시키는 사회를 말한다. 소강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13·5 계획’ 기간 중 목표 성장률을 연평균 7%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진핑 정부 입장에서도 전임 후진타오 정부에서 평균 8%대의 성장률을 유지한 점을 감안하면 목표 성장률을 6%대로 설정하는 것은 부담이 많다. 하지만 갈수록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시장의 신뢰와 권위 회복을 위해서는 목표 성장률을 6%대로 낮춰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변동폭 확대 예고도 위안화의 SDR 편입 목적 이외에 위안화 약세를 도모해 날로 둔화되고 있는 경기를 살리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이 변동폭 조치와 함께 통관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혀 이번 조치가 수출경기 회복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도로 시장에 비춰지고 있다.

허징퉁 난카이대 교수는 이번 중국 정부의 결정이 중국 정부가 수출 경기 부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아직까지 변동폭 확대 소식을 반영한 환율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향후 변경폭이 발표된다면 전망 수정치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위안화의 원화에 대한 영향이 달러화에 비해 커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국제화 진전으로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상되면 원화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원화 환율의 주요 통화에 대한 반응도를 측정하는 실증분석 자료를 보면 위안화의 평가절상 시기에는 원화는 달러화보다 위안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외환시장은 위안화 환율과 원화 환율 간의 서로 ‘정(正)’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중반 이후 위안화 절상기간에 원화의 달러화대비 절상률은 위안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두 통화의 환율이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면서 움직이는 것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곧 원화의 절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위안화와 원화 간의 반응도를 이용해 국제화 진전으로 위안화 가치가 5% 정도 절상될 경우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원·달러 환율은 평균 20원 정도 추가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요인을 감안하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상승되면서 국내 유입됐던 외국자금이 이탈돼 국내 증시 등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화 추가 절상과 함께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잔물결 효과(riffle effect)`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잔물결 효과란 호수에 큰 돌을 던지면 한차례 큰 파동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호수 가장자리까지 이어지는 작은 파동을 말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