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슈퍼컵-연장전-115분 결승골-페드로… 6년 전과 똑같았다

입력 2015-08-13 08:44   수정 2015-08-15 01:38


▲ 2009 UEFA 슈퍼 컵 결과(115분 페드로 결승골)를 알리는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uefa.com) 자료


이 결승골을 무슨 말로 설명해야 할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같은 선수가 그것도 똑같은 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슈퍼 컵 경기는 아무 팀, 아무 선수나 뛸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챔피언스리그 우승)가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전 3시 45분 조지아 트빌리시에 있는 보리스 파이차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UEFA(유럽축구연맹) 슈퍼컵 세비야 FC(유로파리그 우승)와의 맞대결에서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명승부를 펼치며 5-4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의 주인공은 역시 리오넬 메시였다. 경기 시작 후 3분 만에 세비야의 바네가에게 프리킥 선취골을 얻어맞았지만 7분과 15분에 리오넬 메시가 연거푸 명품 프리킥 골을 터뜨렸기 때문에 경기를 쉽게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루이스 수아레스가 기막힌 찔러주기 실력을 자랑하며 하피냐의 추가골을 도왔다. 후반전이 남았지만 3-1 점수판이면 경기는 볼 장 다 본 셈이었다.

더구나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르샤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세비야 수비쪽에서 어설프게 횡패스를 시도하다가 바르샤의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짤린 것이 화근이었다. 이 공은 곧바로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전달됐고 오른발 돌려차기가 적중했다. 시간은 52분, 점수판은 4-1이 됐다. 세비야 선수들은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비야 선수들은 결코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었다. 무엇보다도 5분만에 만회골을 터뜨렸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비톨로의 왼쪽 크로스를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가 달려들며 발리슛으로 차넣었다.

그리고는 비슷한 공격 패턴으로 71분에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바르샤 수비수 제레미 마티외가 비톨로를 노골적으로 잡아끌어 넘어뜨린 것이 윌리암 콜럼(스코틀랜드) 주심에게 적발된 것이다.

이렇게 케빈 가메이로의 페널티킥 만회골이 터지고 9분만에 믿기 힘든 동점골이 만들어졌다. 후반전 교체선수 둘의 합작품이었다. 오른쪽 던지기를 받은 임모빌레가 절묘하게 돌아서 들어가더니 반대쪽에서 달려온 코노플리안카를 정확하게 노렸다. 그러는 동안 바르셀로나의 수비 라인은 허둥대기만 했다.

세비야 FC 선수들은 단 29분만에 3골을 따라붙어서 1-4 점수판을 기적적으로 4-4까지 만든 것이다. 이렇게 연장전이 시작됐다. 거기서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바르샤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연장전 시작 후 3분만에 큰 결단을 내렸다. 수비수 마르체라노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페드로 로드리게스를 들여보낸 것이다.

최근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이적 움직임이 많은 언론에 보도되고 있었기에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페드로가 가고자하는 팀이 훗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도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잉글랜드)이기에 더 그랬다.

경기장에 들어간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밖에서 들리는 어수선한 이야기들을 털어버리듯 특유의 왕성한 몸놀림을 자랑하며 바르샤의 공격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고 115분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세비야 골문으로부터 약 21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직접 프리킥 기회를 만들어낸 바르샤의 리오넬 메시는 자신이 직접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전반전에 만든 동점골과 역전골의 발끝 감각이 여전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리오넬 메시의 1차 프리킥이 세비야 선수들의 수비벽에 막혔다. 실제로는 세비야 수비수 손에 맞고 나온 것이다. 그래서 바르샤 선수들이 주심을 향해 핸드볼 반칙(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휘슬이 곧바로 울리지 않았다. 그리고는 리오넬 메시의 왼발 받아차기가 터졌다.

낮게 깔린 그 공은 세비야 골키퍼 베투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쳐냈다. 슈퍼세이브였다. 하지만 곧바로 페드로의 세컨볼 판단이 빛났다. 그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은 비교적 높게 떠서 세비야 골문 그물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연장전 5분을 남겨놓고 극장골이 터진 것이었다.

`UEFA 슈퍼컵, 연장전, 115분 결승골, 페드로 로드리게스` 이 네 가지 키워드는 어디서 본 듯 익숙했다.

바로 6년 전 모나코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 FC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UEFA 슈퍼컵 경기는 득점 없이 연장전이 시작됐다. 거기서 FC 바르셀로나의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115분이 결승골 기록으로 남았다.

어쩌면 곧 동료들과 이별해야 할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이 기막힌 또 하나의 아름다운 선물을 바르샤 동료들과 팬들에게 남긴 셈이었다. 축구장, 믿기 힘든 기적의 드라마는 언제 어디서 만들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 2015 UEFA 슈퍼 컵 결과(12일 오전 3시 45분, 보리스 파이차제 스타디움-조지아 트빌리시)

★ FC 바르셀로나 5-4 세비야 FC [득점 : 리오넬 메시(7분), 리오넬 메시(15분), 하피냐(44분,도움-수아레스), 루이스 수아레스(52분,도움-부스케츠), 페드로 로드리게스(115분) / 바네가(3분),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57분,도움-비톨로), 케빈 가메이로(72분,PK), 코노플리안카(81분,도움-임모빌레)]

◇ 최근 UEFA 슈퍼 컵 우승 팀 목록

2015년 FC 바르셀로나

2014년 레알 마드리드 CF

2013년 바이에른 뮌헨

2012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011년 FC 바르셀로나

2010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009년 FC 바르셀로나

2008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2007년 AC 밀란

2006년 세비야 FC

2005년 리버풀 FC

2004년 발렌시아 CF

2003년 AC 밀란

2002년 레알 마드리드 CF

2001년 리버풀 FC

2000년 갈라타사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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