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1945해방둥이합창단과 새벽정치인합창단

입력 2015-08-22 09:01   수정 2015-08-2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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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법학박사 노규수. 해피런(주) 대표> 지방 출장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7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그것을 바로 내공(內工)이라고도 한다.
<p class="바탕글">1945년에 태어나 6.25전란을 이기고, 20대인 60년대 중반부터 새마을운동과 조국근대화를 앞장서 이끌어 오신 분들이어서 그런지 매사에 적극적이며, 주변을 조화롭게 화합시키는 은근한 저력을 보여 주신다.
<p class="바탕글">그분들이 `오늘의 한국`을 건설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 class="바탕글">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특히 세계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K-팝과 한류드라마, K-뷰티산업 등의 `한류문화` 배경에는 그분들의 살아온 역사와 문화가 있다. 그분들이 쏟은 피와 땀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문화콘텐츠라고 말한다.
<p class="바탕글">"한국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정한 기술이나 상품 보다는 자신의 문화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즉 사고방식의 상전벽해가 이루어진다면 세계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p class="바탕글">누가 한 말일까?
<p class="바탕글">바로 미국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현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로 그가 2013년에 쓴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21세기 북스)이라는 책 내용의 한 구절이다.
<p class="바탕글">그는 한국인이 살아온 삶의 궤적, 그 속에 내재된 우리의 삶의 문화를 위대한 자산으로 삼으라고 충고한다.
<p class="바탕글">필자는 그것을 대한민국 70대에서 찾고 있다. 그분들과 만나면 만날수록 그분들의 내면에서 용솟음치는 한국인의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p class="바탕글">만일 필자의 생각이 잘 이해되지 않는 젊은 독자라면, 주변에 계신 70대 이상 노인들을 만나 보라. 그리고 가슴을 열고 그 분들과 대화하고, 그분들이 살아온 지난 세월의 풍상을 들어보라. 아마 곧 당신의 옷깃을 다시 여미게 될 것이다.
<p class="바탕글">`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저자가 제목에서 밝혔듯이 우리 한국인은 우리의 저력을 실제 잘 모르거나, 아니면 오히려 숨기려하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이 드신 분들의 내공과 경험, 노하우를 애써 외면하려 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p class="바탕글">대신 현재의 물질문명만을 한국의 자랑거리로 내보이려 한다. 그것을 `약소국 콤플렉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p class="바탕글">필자는 책을 읽기 이전에 이미 우리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제조기술보다는 한국인 70대가 간직한 문화적 가치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느껴 왔다.
<p class="바탕글">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와 같이 논리적인 서술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적 자산가치를 표현할 능력은 못되었지만, 미래 한국의 발전방향에 대한 길을 찾으려면 70대에게 물어보라는 내면의 정답은 갖고 있었다.
<p class="바탕글">저자 엠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동양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프로필을 보니 그는 미국의 명문 예일대에서 중국 고전문학을 전공한 후 도쿄대, 하버드대에서 비교문학과 중국대중소설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p class="바탕글">또 1995년에는 서울대에 유학와 동양문학을 공부했고, 고려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재직했던 분이다. 미국에서는 UC버클리대, 일리노이대, 조지워싱턴대에서 동양문학과 역사를 가르쳤다. 동양문화에 대한 `도사`다.
<p class="바탕글">그는 약소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이 된 한국의 저력을 자신하고, 그 경험을 다른 약소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이 스스로의 정신가치와 문화를 숨기고 있으니 세계인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희미하고 애매모호하게 보고 있다는 말도 한다.
<p class="바탕글">필자는 한국발전의 해답을 70대 이상 노년층에서 찾고 있다. 그분들을 모두 사회에서 정년퇴직시키고, 뒷방 늙은이로만 몰고 있는 우리의 세태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분들의 경험과 지혜(노하우)를 자산으로 살리는 `사고방식의 상전벽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그런지 최근 70대 합창단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8월15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광복70주년 기념 국민대합창 `나는 대한민국`에서 그들이 보여준 놀라운 음악적 화음(和音)과 목소리의 조화(調和) 때문이다.
<p class="바탕글">광복 70주년이라고 하니 70세 어르신들이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신 것일까? 그분들의 노래소리는 감동이었다.
<p class="바탕글">필자가 아는 어느 교회 성가대 지휘자는 그날 행사장에서 45명의 70대가 모인 `1945(해방둥이)합창단`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인 `새벽(정치인)합창단`을 비교하면서, 70대 합창단이 훨씬 음악성이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p class="바탕글">그들이 부른 합창에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화합이 있었다고 했다. 나 자신이 전체 합창단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노래에 배어 있다고 했다. 대신 정치인들의 화음은 매우 불안했고, 지휘자와의 언밸런스가 눈에 띨 정도였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필자 역시 `1945합창단`이 박근혜대통령과 손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아니 눈물까지 흘렸다.
<p class="바탕글">광복절 날 70대 노인들이 외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단지 남과 북의 통일만은 아닐 것이다. 정치나 기업이나 학교나 가정이나, 또는 어느 모임에서든 내가 아닌 상대를 배려하라는 외침일 수 있다.
<p class="바탕글">우리는 그런 교훈을 전하는 70대를 존중하고, 그들의 저력을 국가사회 발전의 힘으로 다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곧 늙을 수밖에 없는 후손 후배들의 바른 자세다.
<p class="바탕글" style="margin-left: 100pt">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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