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재에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된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환자 맞춤형 티타늄 광대 보형물을 활용한 광대 재건 case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사각턱재건과 달리 광대재건에서는 조금은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결손부위의 3차원적 구조가 사각턱에 비해 굉장히 복잡하며, 재건 후의 구조적인 모습 역시 사람마다 다르고, 그 모습에 따라 외형적인 변화가 사각턱에 비해 굉장히 디테일하게 표현되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사각턱 재건에서는 재건에 필요한 보형물의 모양에 따른 외형적 변화가 광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표현되는 반면에, 광대 재건에 있어서는 작은 변화도 외형적으로 자세히 표현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광대 재건은 보형물 제작에 사각턱 보다 더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변수는 수술전 시물레이션 과정과 수술과정에서 많은 수정을 거쳐야 하는 까다로움이 존재한다.
또한 삽입 각도에 따른 보형물의 모양도 제한이 따르고 결손부위에 따라서는 한덩어리의 보형물 제작이 불가능한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외상후 광대함몰 및 결손, 변형이 발생한 환자에서 이전 재건 수술의 한계와 3D프린터로 제작한 티타늄 보형물의 장점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수술전 촬영한 3D CT 우측 광대부위에서 매쉬 형태의 삽입물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최초 광대 외상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발생한, 골결손, 골변위로 인해 발생한 광대 체부의 함몰 변형을 교정하기 위해 삽입된 보형물의 모습이다.
함몰부위를 매쉬 형태의 보형물로 덮어주기는 했으나, 결손부위의 외형적인 형태를 복원해 주지는 못했고, 골변위로 인한 비대칭 역시 해결 되지 못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재건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는 이와 같이 결손부위를 완전히 복원해 주지 못하는 외형적인 단점이 있고, 정상의 볼륨과 복잡한 형태를 보형물의 모습에 반영하기 어려운 단점이 존재한다.
광대만 분리한 3D CT 이미지에서 삽입된 매쉬 형태의 보형물과 결손부위, 골변위로 인한 좌우 비대칭을 관찰 할 수 있다. 우측 사진에서 파란 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외상후 부러진 광대활이 측두골쪽으로 이동된 후 골유합이 발생하여,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습으로 골유합된 모습이다. 빨간 부분은 광대활이 하방 및 내측으로 변위되어 좌우측의 비대칭이 발생한 부분을 표시한 영역이다.
수술을 준비함에 있어, 이미 삽입되어 있는 매쉬는 수술 중에 제거 하여야 하고, 제거된 상태의 뼈에 맞는 보형물 제작이 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수술을 두번에 나눠서 진행하는 것은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것이기에 소프트웨어적인 매쉬보형물 제거를 한후 환자 맞춤형 보형물 제작을 하기로 계획하였다.
위 사진 처럼 매쉬는 환자의 뼈와 밀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점을 이용하여, 컴퓨터 소프트웨어적으로 최대한 뼈를 살린채 매쉬를 제거 하는 작업을 먼저 시행하였다. 약간의 매쉬 자국 정도는 남아 있으나, 그 양이나 실재 왜곡 정도는 오차 범위내에 있기에, 위와 같은 작업을 거친후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위한 STL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변환된 STL 파일로 3D프린터 출력을 하는 동시에 보형물 제작을 위한 모델링 작업이 진행되었다.
위 사진은 3D 프린터로 출력된 환자의 실제 사이즈 광대뼈의 모습이다. 수술에 필요한 부분만 출력을 하여 결손부위를 직접 모니터가 아닌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고, 모델링전에 필요한 보형물의 대략적인 형태를 치과용 퍼티를 이용하여 만들어 보았다.
위 사진의 보라색 부분이 보형물 제작이 필요한 부위이고, 빨갛게 표현된 부분은 튀어나온채로 골유합이 이뤄진 부위로서 수술시 골 삭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퍼티 모형을 통해서 3D 모델링과정에 의사의 요구사항을 모델링을 진행하는 엔지니어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전달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메디컬 데이터를 처리하는 전문 모델러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가 전문적인 모델러가 되는 것은 비효율 적이고, 이러한 의사 전달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아날로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상의 수술 계획으로 실제 삽입하게 될 보형물 제작을 위한 모델링을 진행했다.
최초 모델링시 결손 부위를 3차원 구조적으로 적합하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하여 모델링을 진행하였다. 퍼티를 통해 전달된 내용을 토대로 결손 부위를 복원하는 디자인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디자인은 삽입이 가능한 디자인이 아니기에 안쪽면과 주변부를 삽입이 가능하도록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삽입가능한 디자인이 되었다 해도 또 한 가지의 문제점이 남아 있게 된다.
수술부위에 접근하는 방식이 입안 절개를 통해서 진행되어야 하기에 보형물을 결손부위로 삽입하기 위한 검증이 또 한번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너무 큰 보형물은 절개창을 통해서 삽입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정 과정에서 위 보형물을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하면서 두 조각으로 나누는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 모델링 데이타를 바탕으로 절개창을 통한 보형물 삽입이 용이하도록 두 조각으로 디자인해 보았다. 두 조각이 고정되도록 고정을 위한 2점 스크류 홀도 디자인을 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은 출력물의 오차로 인해 실제 수술에서 보형물이 들뜨는 현상이 발생할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두 조각으로 보형물을 제작하여 수술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어 최초 디자인으로 최종 보형물 제작을 하기로 결정 하였다.
위 디자인이 최종적으로 디자인된 보형물의 모습이다. 3점 고정을 위한 스크류 홀도 남아 있는 뼈 두께가 충분한 부위에 디자인 하였다. 단순한 solid 형태의 보형물은 남아있는 연부조직과의 융화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고, 광대 부위의 연부 조직이 보형물과 접착되지 않고 미끄러지거나 뭉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에 가능한 다공성(Porous) 구조로 만들어 마치 벨크로와 같이 제작하여 보형물과 연부조직의 접착을 기대해 보았다. 하지만 내측면은 상악동과 연결된 부위로 다공성 구조로 제작시 상악동의 잦은 염증이 보형물로 퍼질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 하게 된다.
위 사진에서 화살표 부위는 보형물과 상악동 점막이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부위이다. 따라서, 이 부분의 표면은 다공성 구조가 아닌 Solid 형태로 제작하여 정상적으로 빈번하게 발생 할 수 있는 상악동 염증시 그 염증이 전체 안면부로 퍼지지 않고, 상악동에 국한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최종 보형물의 모습이다. 3D 프린팅된 보형물과 3D 프린팅된 뼈 모델을 통해서 수술시 삽입 위치, 각도, 삽입시 유격유무에 대해서 다시한번 최종 점검을 시행한 후 수술을 진행하였다. 이때 한가지 염두해 두어야 하는 점은 3D CT 이미지 데이터 획득 과정시 생기는 오차와 이미지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과정에서의 오차이다.
실제 모형과 출력된 보형물에서는 수술에 적합하지만, 실제 수술시에는 3D CT 이미지 획득시 누락되는 단단한 흉조직과 같은 연부 조직으로 인해 실제 보형물 삽입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이러한 수술전 계획을 통해서 발생 가능한 변수에 대해 적절한 대처 계획을 수립 후 수술을 진행하였다.
수술 전후 3D CT 모습이다. 정면과 우 측면에서 결손 부위가 빈틈 없이 재건된 모습이 확인된다. 3D CT 상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1mm 미만에서도 관찰되는 모습으로 전체적인 오차범위는 1mm 미만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수술 과정에서 앞서 말한 티타늄 보형물과 남아 있는 뼈 모양이 3D CT와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모습이 확인이 되었고, 실제 수술시 보형물을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입안 절개와 아치부위의 튀어나온 뼈를 삭제 하기 위해 구레나룻 부위의 절개창으로 가이딩을 하면서 입안절개창을 통해 보형물을 원하는 위치에 삽입할 수 있었고, 3점 스크류 고정을 통해 남아 있는 뼈와 단단히 고정하였다.
3D CT 모습에서도 최초 수술계획처럼 아치부위와 측면부위가 재건된 모습을 확인하였다. 고정에 사용한 금속이 발생시키는 금속음영으로 인해 아치 부분에 노이즈가 있지만, 실재 모습은 매끈한 대칭성을 확보 하였다.
국내 최초로 시행된 case 이기에 많은 시행착오과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여타 두개골이나 사각턱 부위에 비해 자유곡선과 결손 부위가 입체적으로 발생한 광대 부위이기에 수술 준비에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만큼이나 수술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고, 3D 프린팅 기술이 아니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수술이었다고 생각된다. .(글=백정환 H성형외과 원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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