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가 터진 환자들은 심한 통증으로 인한 고통과 더불어 치료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크다. 문제가 생긴 부위를 열고 흘러나온 디스크를 긁어내려면 무겁고 큰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겁부터 먹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불안과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특히 수술에 큰 거부감을 갖거나 수술 자체를 기피하는 환자의 경우 오랜 기간 신경압박과 통증에 시달리며 병원쇼핑을 하기 일쑤다.
최근 파열된 디스크를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직접 병변을 보며 치료해 통증을 줄이고 자연치유를 효과적으로 유도한 임상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디스크 파열된 환자 83.8% 효과적으로 통증 경감.. 통증지수 시술 3개월 후 대폭 낮아져..
연세바른병원 척추신경외과 연구팀(조보영?이상원?하동원?박영목 원장)은 최근 열린 대한신경통증학회에 수술이 불가피했던 `파열성 디스크` 환자 10명 중 8명을 수술 없이 호전시킨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파열성(Ruptured) 디스크`는 디스크를 싸고 있는 섬유륜이 충격 등으로 파열돼 내부 수핵이 흘러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급성기에 통증이 매우 심하고 수술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환자 입장에선 부담이 큰 척추질환으로 여긴다.
연세바른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28개월간 수술이 필요한 파열성 디스크 환자 229명을 경막외내시경 시술로 치료한 결과, 192명(83.8%)가 통증이 효과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환자들의 통증 지수(VAS, Visual Analogue Scale)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술 환자 229명의 통증수치는 시술 전 평균 8.2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호소했지만, 시술 3개월 후 이들의 평균 통증 수치는 78% 대폭 감소한 VAS 1.8로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경미한 통증`을 느끼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한 통증감소의 변화는 시술 1주 후(평균 VAS 3.5, 일상생활 중 거슬리는 정도의 통증)부터 느낄 수 있어 회복 기간이 짧고 급성기 통증 완화 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시술 만족도도 높아 경막외내시경시술로 파열성 디스크를 치료받은 환자 중 매우 만족 105명, 만족 87명으로 총 83.8%(192명)가 시술 후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체 환자 중 10.9%(25명)는 치료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결국 수술 치료를 진행했으며, 재시술을 받은 환자는 0.9%(2명)에 그쳤다.
이번 발표는 디스크 파열로 이미 수술 판정을 받은 사람도 수술 하지 않고 통증을 해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세바른병원 이상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파열성 디스크의 경우 수술치료 외에는 특별히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던 질환이다" 며 "모든 환자를 수술 없이 낫게 할 수는 없지만 80% 이상의 비수술 치료 성공률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막외내시경시술 적용, 파열된 디스크 내시경으로 직접 보며 원인 제거 및 통증 제어!
이번 치료에 적용한 경막외내시경시술은 특수 카테터를 통증부위까지 넣은 뒤 내시경으로 병변을 직접 보며 치료하는 최신 비수술 기법이다. 터져 나온 수핵에 열을 가해 기화시키거나 다시 디스크를 안쪽으로 들어가게 해 직접적으로 원인 및 염증을 제거하고 자연 치유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꼬리뼈를 통하는 일반적 방식과 더불어 병변 옆으로 직접 접근하는 최신 방법(추간공내시경시술)도 도입돼 디스크가 위쪽 또는 옆, 뒤쪽으로 빠져 나온 경우도 정확성이 높아졌다. 시술 후에는 인대강화요법이나 메디컬 트레이닝 같은 강화 및 전문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치유 능력을 높이면 문제없이 생업과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전한다. 국소마취로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기간이 짧고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도 부담이 적다. 무엇보다 조직 손상을 최소하며 통증을 경감시키고 자연치유를 돕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경막외내시경시술은 그 동안 수술밖에 방법이 없던 파열성 디스크 환자들의 통증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키고 회복을 돕는 대안이 될 것" 이라며 "또한 파열성 디스크 뿐만 아니라 재발성 디스크, 수술 후 통증증후군, 심하지 않은 척추관협착증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막외내시경시술은 모든 파열성 디스크 환자가 경막외내시경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심한 디스크 손상으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3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다리 마비, 대소변 장애가 있다면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어떤 경우든 가급적 빠르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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