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4 02:38 수정
[카드뉴스] `허장성세(虛張聲勢)` 이광구 행장...민영화 앞두고 주가는` 뒷걸음`
‘허장성세(虛張聲勢)’ 즉 비어 있지만 과장된 형세로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고 실속을 차리는 데 신경쓸 겨를이 없음을 의미하는 사자성어입니다.
멀지않은 시점에 우리은행 홍보실 실무진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 온 것은 비근한 예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 온 말은 “기사에 나간 이광구 행장님 사진 좀 바꿔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것.
보통 기사가 나간 이후 홍보실에서 전화가 오거나 홍보 임원·부서장이 언론사를 직접 찾는 경우는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거나 특히 사안이 오너나 CEO에 관련된 것일 경우는 더더욱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하곤 합니다.
어떤 사진이길래 하고 보니, 그냥 여느 CEO들의 사진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이광구 행장의 반명함판 사진이었습니다.
*서금회 `논란` 이후 기사·보도 사진 직접 챙겨
취임 전후로 ‘서금회’, ‘내정설‘, ’외압‘ 이라는 단어로 몸서리를 쳤던 경험 때문인지 지금도 줄곧 본인 관련 기사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광구 행장이 사진을 보고 마음에 안들어 한다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교체를 해 달라며 보내온 사진에는 일명 포토샵이나 메이크업이라도 한 듯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하얀 낯빛을 한, 45도로 몸을 틀고 앉아있는 이광구 행장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금융지주 회장, 시중은행장들의 반명함판 사진과는 사뭇 다른, 눈에 띄는 사진입니다.
정부기관, 산업, 부동산, 증권 등 각 업권을 출입하며 취재를 해 왔지만 기관장·CEO가 직접 사진이 마음에 안 든다며 교체를 요청한 적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없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이후에도 ‘위비’, `삼성페이`, `증권사와의 제휴` 등 주요 행사, 이벤트, 신사업, 정책관련 업무 등 주요 이슈 때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미소를 머금은 채 포즈 취한 사진을 첨부한 자료를 보내며 행장의 일거수 일투족, 성과 등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광구 행장, 보여주기·이미지 메이킹치중
주요 금융사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CEO 관련 보여주기식 홍보, 전형적인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라는 견해가 주류를 이룹니다.
전시행정(展示行政), 즉 실속보다는 겉모습만 치장해 임기내에 기관장·CEO 업적과 치적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영진이나 홍보팀의 타성중 하나가 실제 내실이 있는 경영성과와 실적은 추진키도 힘들고 의사결정 과정과 실행이 복잡한데다 결과도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단기 업적, 전시행정, 보여주기식 액션에 치중하기 쉽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기업의 중장기 비전이나 수익성, 성장은 다소 요원해지기 마련입니다.
매체에 많이 노출하고 CEO 사진 자료를 배포할 경우 곧바로 눈에 띄고, 성과도 있는 것처럼 보이니 여러모로 유용하고 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광구 행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2년 임기 동안 첫 드라이브를 건 것은 자산증대입니다. 수익성·건전성 증대보다 한결 손쉬운 것중 하나가 바로 볼륨 늘리기이기도 합니다.
*우리은행 수익성은 `뒷전`‥자산증대 드라이브 영업 일선 현장에 구성원 1인당 고객 몇 명 모객 해와라 할당을 하고 이를 KPI(핵심성과지표)에 반영을 하는 방식인 데 은행 영업일선과 여신·재무 부서장·실무진들은 난감하기만 합니다.
드라이브를 걸면 일단 외형상 보여지는 고객 수, 볼륨은 단기간에 늘기야 할 것이고, 새 수장 취임 이후 뭔가 달라지고 있구나라고 외부의 시각에서는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숫자보다는 어떤 고객이냐, 어떤 형태의 볼륨 증가냐가 사실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수익으로 이어지는 이유에서입니다.
재무나 여신 부서에서는 자산·볼륨 증대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경영에 우려를 나타내 보지만 최고 경영자의 의사결정, 경영철학을 쉽게 바꾸기는 우리은행내 경영환경, 역학구도상 녹록치 않다는 것이 내부의 전언입니다.
*자본 뒷받침 없는 자산증대‥BIS비율 하락 `부메랑` 수익성을 감안하면서 자산을 늘려야 하는 데 자본이 뒷받침 되지 않는 볼륨 증대는 수익과도 별개일 뿐더러 BIS비율이 떨어지게돼 결국 건전성 부담이 부메랑으로 되돌아 오기 마련입니다.
자산이 늘면 그만큼 자본을 늘리지 않으면 안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자본이 크지 않은데다 그렇다고 증자를 할 수도 없고, 자본확충하는 방법이 이익잉여금 밖에 없는 이유에서입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기준금리 인하만 탓할 수 있는 지. 우리은행의 자산 증대, 볼륨 증가를 위해 순이자마진 하락을 부추기는 영업 행태를 지속해 오지는 않았는 지 되짚어 봄직 합니다.
*"금호산업 이 정도선에서 매각해야"‥채권회수 은행 본분 망각 금호산업 등 채권단 결의 내에서도 이전 행장들 때는 채권단 내에서 목소리를 내고 채권 회수와 `제 값을 받아야 한다` 등 은행 본연의 책무를 다해 왔지만 행장이 바뀌고 나서는 어떤, 무슨 역학구도 때문인 지, 가격을 낮춰서라도 `지금이라도, 이정도 선에서 매각해야 한다`로 입장을 선회 하는 등 금융기관으로써의 본분과 거리가 먼 행보 또한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업권 내에 파다합니다.
최고 경영자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우리은행을 되레 더 쪼그라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모를 일입니다.
최근 우리은행이 강조하고 있는 위비(WEEBI), 인터넷뱅킹, 글로벌 사업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 삼성과 손잡고 내놓은 모바일 결제 `우리삼성페이`, 삼성증권과의 제휴, 사물인터넷 기술인 비콘을 활용한 ‘우리비콘’ 등 연이어 내놓고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수익으로 직결되거나 향후에도 이를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핀테크·인터넷은행·2금융권 제휴·글로벌‥실속은 `글쎄` 신사업, 신기술 접목 등 경쟁은행에 비해 치고 나가는 것처럼 정리해, 잘 나온 사진 한 두개를 첨부해 자료를 배포해 보지만 우리은행 내부에서 조차 실속이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올 정도입니다.
보여주기에는 참 좋은 툴(Tool)이지만 ‘위비’, ‘인터넷뱅크’, 2금융권과의 제휴, 글로벌 사업 등은 민영화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가 절실한 우리은행의 실적, 기업가치 향상, 주가와는 상관이 없는 일련의 이미지, 허상일 뿐입니다.
취임 전후 특정학연, 모임, 정치권 지원사격 등 이래저래 한바탕 소란이 일기는 했지만 민영화 성공이라는 미션을 부여받으며 2년 임기를 진행중인 이광구 행장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가치, 매각 매물로써 밸류는 `제자리 걸음`이 아니라 되레 `뒷 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볼륨 증대, 사진 한 장에 신경 쓰는, 기사 한 줄의 표현까지 직접 챙기는 이미지 경영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대다수 계열이 떨어져 나간 우리은행의 내실을 기할 수 있을 지, 큰 그림을 그리고 고민해야할 시점인데도 말입니다.
*우리銀 기업가치·주가, 제자리걸음 아닌 뒷걸음질 2년 내에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전시행정을 부추기고, 이를 포장하기 위한 궁여지책이 이미지·전시경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증권부문과 지방은행 등 계열사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간 우리은행과 조직을 이끄는 이광구 행장, 그를 보좌하는 경영진들에게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벗어나 ‘고군분투(孤軍奮鬪)’를 기대하는 것조차 어쩌면 현 시점에서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