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플랫폼에서 영상 콘텐츠를 지원하려는 노력은 상당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가 세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1세대 광디스크 게임기부터 비디오CD 재생 기능을 지원했고 플레이스테이션은 이후로 차기 기종이 나올 때마다 각각 DVD, 블루레이를 좋은 품질로 재생할 수 있는 저렴한 기기로 각광받기도 했다. 2013년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 원’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인터넷 회선을 이용한 VOD 감상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3를 이용해 KT의 올레TV를 감상할 수 있었던 적도 있다.
반면 TV 셋톱박스나 동영상 재생기의 게임 시장 진출은 아직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콘솔 게임 수준의 게임 콘텐츠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PC 수준의 연산 능력이 필요하지만 동영상 기기들은 스마트폰 만도 못한 연산 능력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셋톱박스용 게임 시장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는 플랫폼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TV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의 전화기를 위한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OS를 TV용으로 이식하여 안드로이드용 게임 중에서도 TV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일부 어플리케이션만 작동시킬 수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연산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게임 작동을 위한 연산을 서버에 맡기고 게임 화면만 방송 회선을 통해 전송 받아 플레이하는 ‘스트리밍 게임’이 국내 각종 IPTV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이 방식은 향후 소비자들에게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요구하지 않는 경제적인 차세대 게이밍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버튼 입력과 이에 반응하는 화면 전환 사이에 게이머가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상당한 딜레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회선 상태에 따른 프레임 드랍 문제도 적지 않기 떄문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스트리밍이 게이밍 사용자 경험의 주류로 자리잡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한국시간 기준) 이번주 목요일 새벽에 발표할 애플 TV 신제품에 게임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 전문 웹진 폴리곤에 따르면 새로운 애플 TV는 향상된 연산기능과 함께 게임 컨트롤러를 제공하며 앱스토어에서 전용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뉴욕타임즈는 본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80달러 인상된 150달러에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는 애플TV 이외에도 새로운 아이폰, iOS, OS X와 함께 새로운 제품군인 12인치 아이패드 프로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