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회전율이 4개월 만에 3%대로 급락하면서 채권시장에서의 신용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AA(더블 에이)’ 이하인 회사채는 거래가 안 되고 있고 회사채 공모를 아예 포기하는 기업도 늘고 있지만 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병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제기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회사채 시장 발행 잔액은 221조2,117억원, 거래량은 8만4,185건을 기록해, 회사채 회전율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3%대(3.81%)로 떨어졌습니다.
회사채 회전율은 회사채 거래량을 발행 잔액으로 나눈 수치로, 이 수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했던 ‘회사채 신속인수제’ 역시 내년부터 폐지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
“(한국은행에 따르면) 약 2만여개 외부감사 법인 중에서 약 3,200에서 3,300개 정도가 3년 동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상황에 놓여있고, 그 중에서 400여개는 내년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고, 170여게는 금년 중에 부도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은행권의 부실 여신 회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최근 불거진 경남기업 사태로 인해 감독당국의 중재 의지가 약화됐다는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그동안은 감독원이 나서서 만기연장 같은 걸 팔 비틀어서 했다고 봐야 되는데 이제는 그게 통제가 안 되죠. 이번에 성동조선건만 하더라도 다른 채권은행들이 안 들어가니까 수출입은행이 눈물을 머금고 혼자 다 뒤집어쓰고 있잖아요.”
이처럼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금융당국은 정치권을 의식해 몸조심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권 고위 관계자
“가장 큰 리스크는 총선, 대선 리스크에요. 왜냐하면 컨트롤타워가 작동이 안되거든요. 공무원들이 움직이냐고...”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에 채권시장 신용경색, 총선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올 연말을 기점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극에 달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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