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칼럼] '대부업체 광고' 고소영은 왜 유독 심하게 비판받는 것일까?

입력 2015-09-24 22:23   수정 2015-09-25 01:01

▲ 대부업체 광고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배우 고소영(사진 = 한경DB)


이미 다른 연예인들도 많이 출연해온 대부업 광고, 유독 배우 고소영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듯싶다. 왜 비판을 받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닐 것이다.

고소영이 출연하는 사례는 대부업체의 광고도 아닐뿐더러 구체적인 상품도 직접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고소영 본인에게는 이러한 비난이 의아하게 생각될 수 있다. 다른 대부업 광고와 다르게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법하다.

더구나 다른 연예인들과 구분이 되는 광고라서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오히려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더 나쁘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대부상품을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전체기업 이미지를 강조하기 때문에 오히려 나은 평가를 받았어야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았다. 직접적인 광고보다 더 부정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게는 수익을 더 낳는 일이며 자칫 일반 사람들에게는 빚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광고기법에 따른 효과 때문에 예측되는 점이다.

우선 다른 대부업 광고와 차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지효과가 강화될 수 있었다. 광고는 깃털효과에 의존한다. 다른 상품광고와 약간 다른 점이 있을 때 쏠림의 효과가 커진다. 기존에는 정신없이 상품의 내역만 줄줄이 읊어대는 관련 광고는 너무나 많다.

단지 연예인이 모델로 등장하기 때문에 주의 집중하던 때는 지났다. 또한 효과가 더 나은 이유는 TV광고규제법에 따를 때 대부상품광고가 아니기에 시청자들이 텔레비전을 즐겨보는 황금시간대에도 무차별적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기업이나 스타의 관점에서는 매우 현명한 행동으로 비칠 수 있지만, 채무데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대중의 눈에서 볼 때는 영악하거나 편법적인 행위로 비친다. 더욱 은밀하고도 동시다발적으로 대부업에 대한 무감각해짐을 강화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모바일 시대에는 광고에서 모든 상품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관련정보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 일단 기업의 이미지를 노출하는 것이 우선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브랜드 각인효과만 이룬다면, 인터넷공간을 통해 유입효과를 낳을 수 있다.

대부기업 중에서도 일본계열의 회사였기 때문에 더욱 분노감이 일어난 점, 무엇보다 고소영이 갖고 있는 입지와 이미지가 이번 논란을 더욱 부추긴 측면이 있다. 배우 고소영이 톱스타에다가 강남 빌딩부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고소영은 주로 강남소비 이미지가 중첩돼왔기 때문에 이런 대부기업 광고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한 면이 있는 셈이다.

최민식의 경우에도 고액 출연료 논란 뒤에 대부업 광고 때문에 활동에서 직격탄을 맞은 적 있다. 일단 대부업 관련 광고는 고액의 출연료가 보장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니 말이다. 이는 은밀하고 교묘한 마케팅 기법이기 때문에 이에 휘말린 고소영이 더욱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이미지 세탁을 꾸준히 해온 대부기업이 고소영이라는 배우를 통해 확실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색시키려는 시도였다. 어쨌든 고소영 모델 논란 때문에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도 확실하게 광고효과를 누린 셈이 됐다.

어쨌든 고소영에게는 매니지먼트의 실패이며 해당 기업에게는 플러스효과를 낳았다. 어떻게 보면 배우 고소영이 당한 셈이 됐다. 고액의 출연료 때문에 대부업 마케팅에 낚였지만, 그것은 비단 고소영 개인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흔히 연예인들이 대부업 광고에 나오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한다.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력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디 연예인에게만 해당되겠는가 되돌아볼 필요는 있겠다. 우리 사회 전체가 빚을 권하는 사회이고, 그 빚을 당연히 짊어지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저축은 안하고 남의 돈으로 빚을 내어 생활하는 것이 정상이라 여긴다.

그런 와중에 대부업 광고에 출연하는 스타들조차 이에 무감각해졌다. 기회가 닿는다면 고액의 대부업광고를 마다하지 않는 풍조가 생겼다. 고소영뿐만 아니라 연예인 스타의 대부업 광고모델은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 아닌 괴물, 기괴한 아바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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