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침체와 로드숍 포화, 중국의 화장품 수출입 규제 강화, 5월 메르스 사태 등으로 본격적인 시장 형성 10여년만에 위기설과 마주한 화장품 원브랜드숍들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 움직임에 나서 주목된다.
2002년 12월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 탄생과 2003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1위 더페이스샵 출범 이후 국내 화장품 시장에는 매년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숍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2005~2006년을 기점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의 핵심 유통으로 떠오른 화장품 브랜드숍이 새로운 변화에 나선 것.
매년 강화되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 움직임이 보다 공격적으로 변모하고, 서브 브랜드 육성, 자체 생산 기지 구축,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 등 체질 개선에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주의 컨셉 브랜드숍 행보 `눈길`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화장품 원브랜드숍들은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자연주의 컨셉을 지향하는 화장품 원브랜드숍들이다. 치열한 경쟁 구도 형성과 함께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한 파격적인 매장 리뉴얼에 나선 것.
먼저 국내 화장품 원브랜드숍 1위 기업인 더페이스샵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와 자체 생산 기지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말 자체 생산설비 및 연구소를 갖춘 연구생산복합기지 `더페이스샵 R&D 이노베이션 센터`를 인천시 부평구에 설립하고, 올해 전체 물량의 70% 이상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올해 `자연주의 BI 재정립을 통한 natural story 구체화`를 주요 사업 목표로 발표하기도 한 더페이스샵은 자연주의 컨셉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해 자연주의 지향의 화장품 브랜드 `더 테라피`를 론칭하고, 제주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에는 서울 명동 중앙로에 전국 매장의 전면적인 리뉴얼에 앞서 모델숍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리뉴얼 매장을 오픈했다.
새롭게 오픈된 매장은 기존 자연주의 컨셉과는 조금 다른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매장으로 영문 `THE FACE SHOP` 간판 대시 원형의 심벌만으로 간판을 꾸며 인상적이다.
더페이스샵은 이번 신규 매장과 함께 상권에 따라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나누어진 투트랩 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다.
최근 몇 년간 무서운 성장 속도를 자랑하는 이니스프리 역시 제주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제주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제주만의 강점을 강화한 제품 개발 및 프로모션 강화에 이어 최근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인 소프트랩(SOFT LAB)의 손을 빌려 명동에 있는 플래그십스토어를 새롭게 단장, 재오픈한 것.
이니스프리의 새 매장은 이니스프리 제품 패키지에 사용하는 재활용 소재인 감귤지를 나뭇잎처럼 활용, 친환경 느낌의 거대한 공중정원을 마련했으며 매장 외부는 나뭇잎 모양의 알루미늄판으로 꾸며 현대적이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와 함께 자연주의 컨셉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자연주의 컨셉 강화를 위해 올해 4월 명동 월드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오픈했으며 자연유래 화장품 론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롭게 리뉴얼 오픈한 명동 월드점은 `Beautiful Green`이라는 테마로 5층 외벽 전체를 초록빛 생화로 꾸미는 획기적인 시도를 통해 도시인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또한 네이처리퍼블릭은 2015년 미스코리아 대회를 협찬하며 마케팅도 한층 더 강화했다.
이외에도 이들과 자연주의 컨셉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더샘과 비욘드 역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해 친환경 소재를 통한 화장품 개발 확대, 매장 인테리어 변화를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제주도 컨셉의 화장품 론칭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으로 제2의 반전 꿈꾼다
자연주의 컨셉의 화장품 브랜드숍 외에도 탄생부터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브랜드숍들도 한계점을 넘기 위해 내실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푸드 화장품을 컨셉으로 성장해 온 스킨푸드도 올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총 3층 규모로 오픈된 스킨푸드 컨셉스토어는 새롭게 거듭난 브랜드 컨셉과 더불어 `베러 푸드(Better Food), 베러 뷰티(Better Beauty), 베러 헬시(Better Healthy)`를 테마로 한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우선 1층은 `포어 핏 쿠션 보틀`, `블랙슈가 퍼펙트 첫세럼` 등 스킨푸드의 대표 상품들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물론, `생푸드 천연팩`, `버라이어티 팩`, `뷰티-풀 잼 마스크` 등 컨셉스토어 전용 상품들까지 만나볼 수 있는 푸드 & 뷰티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꾸며졌다.
2층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푸드를 먹고 마시며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카페로 구성됐고, 옥상인 3층은 도심 속 휴식 공간인 `시티 팜(City Farm)`으로 디자인됐다.
이와 함께 스킨푸드는 초심으로 돌아가 푸드 화장품 컨셉을 강화, 베스트셀러 아이템인 블랙슈가 라인을 강화했으며, 모델도 10대인 김유정으로 발탁해 타깃층을 확대했다.
또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정창욱 세프를 앞세운 이색적인 TV-CF를 공개해 그동안 정체 되어 있던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새로운 대표 취임으로 변신을 예고한 공주풍 화장품 브랜드숍의 대명사 에뛰드하우스가 대대적인 매장 인테리어 변화를 단행한데 이어 에뛰드로부터 올해 초 독립한 프로페셔널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숍 에스쁘아 역시 대대적인 매장 인테리어 변화와 서비스 확대로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에스쁘아가 최근 신세계 강남점 소재 `파미에스트리트점`을 오픈하고 새로운 매장은 제품 컬러 조합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블랙 톤의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자유로운 체험이 가능한 메이크업 피팅 바(Make up Fitting Bar)를 보다 넓게 마련하는 등 공간 구성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새로운 컨셉의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선보인 것.
이번 신규 매장 오픈과 함께 에스쁘아는 내년까지 전국 매장에 순차적으로 새로운 인테리어를 적용, 프로페셔널하고 트렌디한 메이크업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서브 브랜드 육성에 나선 화장품 브랜드숍
화장품 브랜드숍 2위 기업인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서브 브랜드 어퓨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일 브랜드와 온라인용 자연주의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 에이블씨엔씨는 어퓨 타깃 연령대와 가격대 조정, 이미지 변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미 올해 초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방침으로 제품 가격대를 낮추는 전략을 전개한 미샤에 이어 어퓨 역시 낮은 가격대의 파격적인 제품으로 인기를 모았으며, 대세 걸그룹 AOA 모델 발탁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론칭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 상장으로 2번째 단독 브랜드숍 상장사에 이름을 올린 토니모리 역시 최근 서브 브랜드 론칭과 유통 다각화로 새로운 경쟁무기를 확보했다.
또한 토니모리는 최근 브랜드의 핵심 컨셉인 `어반 시크 스타일-스트릿 스타일(Urban Chic Style - street style)`을 테마로 명동 1호점을 `컨셉 스토어`로 새롭게 꾸며 재오픈 했다.
새 매장은 기존 로드숍 카테고리의 구분을 탈피해 기능별로 라인을 분류하고 메이크업·펀·베스트에 맞춰 각 존별로 Look&Style의 개성을 부여하는 등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다양한 뷰티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탈바꿈 했다.
토니모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근 화성에 공장부지 매입을 진행, 생산 기지 구축에도 나설 방침을 예고해 화장품 원브랜드숍으로는 스킨푸드와 더페이스샵에 이어 세 번째 자체 공장 보유 기업이 될 전망이다.
한편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에도 최근 상장 붐이 일고 있다. 최근 토니모리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데 이어 네이처리퍼블릭, 잇츠스킨, 바닐라코, 카버코리아 등 화장품 브랜드숍 후발주자들이 상장에 나설 것이란 예측들이 나오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 상장 열풍이 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