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헌·장동건·이정재정우성…스타배우 모시기 경쟁
- 레이븐 흥행 이후 TV광고 속출…"지나친 출혈경쟁 경계 분위기"
이병헌, 장동건, 정우성, 이정재, 하정우…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추석 대목을 앞둔 극장가 얘기가 아니다.
이들은 판타지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무기를 든 전사의 모습을 했다. 블록버스터급 모바일 게임의 주인공으로 분장한 이들은 하나같이 외친다.
"접속해라, 나와 같이 세상을 평정하자"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 광고 시장은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석 달짜리 단발성 광고에도 수억 원 몸값을 자랑하는 A급 스타라도 개의치 않는다. 출시를 앞두고 홍보 효과만 제대로 나온다면 `억`단위 돈도 아끼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부는 광고전쟁은 국내에서 TV 광고를 시작한 외국 유명 게임사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정설이다.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을 내세운 `클래시 오브 클랜`(슈퍼셀)과 무한도전 멤버 전원을 등장시킨 `캔디크러쉬소다`(킹)가 인기를 끈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PC온라인 게임이 주름잡던 시절에만 해도 국내 게임업계에서 TV 광고는 `무용지물`로 인식됐다. 지상파 광고까지 해봐도 가시적으로 매출과 이어지는 효과를 볼 수 없어서였다.
그런데 모바일 게임은 달랐다. TV 광고에 노출된 시청자들은 곧바로 스마트폰 앱장터에 들어가 게임을 내려받았다. 지상파 광고는 최소 수십억원의 총 광고 집행비가 들어갔지만 매출은 쑥쑥 올랐다. PC에서 모바일로 게임 플랫폼이 바뀌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최근 `탈(脫) 카카오` 바람도 모바일 게임사들이 TV 광고에 주력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30일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에 내야 했던 플랫폼 수수료(매출의 21%)를 TV 광고 쪽으로 돌리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배우 차승원을 앞세운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 with naver`이다. 레이븐은 네이버를 플랫폼으로 한 대표 모바일 게임으로 `탈 카카오` 흐름의 상징으로 통한다. 이전에도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광고는 있었지만 속칭 `A급` 남자 배우를 TV 광고 모델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레이븐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차승원 효과`를 톡톡히 본 레이븐은 양대 앱마켓(구글플레이·앱스토어)을 석권하며 승승장구했다. 넷마블은 차기작 `크로노블레이드` 모델로 이번엔 `충무로 블루칩` 하정우를 내세웠다.
그리고 급기야 올 하반기 기대작인 `이데아` 모델로 이병헌을 발탁하기에 이르렀다. 할리우드 스타로 급부상한 이병헌의 광고 몸값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중소개발사 역시 특급스타 모시기에 열중이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게임사 웹젠은 신작 `뮤 오리진`의 홍보 모델로 배우 장동건을 골랐고, 로켓모바일은 내달 중순 선보일 신작 `고스트`의 광고 모델로 이정재를 섭외하는 강수를 뒀다. 쿤룬코리아는 신작 `난투`의 모델로 정우성을 내세웠다.
이처럼 특급 영화배우를 광고모델로 섭외하는 모바일 게임업계의 트렌드는 올 하반기 최절정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곧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이야기의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병헌이나 이정재, 정우성 등 40대 남자 배우들이 나란히 게임광고에 등장하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누가 무슨 게임을 광고했는지 헷갈려할 수도 있다"며 "향후에는 자칫 출혈경쟁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경계의 분위기가 점점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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