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5시리즈·미니 등 24개 차종 5만5천여대 리콜 대상
- "수입차 매장 판매 2주간 최소 10% 이상 줄어"
폴크스바겐에 이어 피아트-크라이슬러까지 일련의 조작 파문이 일면서 국내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매장을 찾는 고객이 뜸해지면서 지난 2주간 판매가 평소보다 최소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도로 사망 건수를 축소한 사실이 미국 교통 안전당국에 적발됐다.
미국 교통부 산하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성명을 내고 FCA에서 보고한 도로 사망자 수가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점을 조사관들이 발견해 이를 사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관련법상 미국 내 자동차 회사들은 자사가 생산한 자동차가 관련된 교통사고의 사상자 수를 NHTSA에 의무적으로 알리게 돼 있는데 재조사 결과 FCA의 보고 수치가 실제보다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NHTSA는 설명했다.
FCA는 지난 7월 말에는 차량 1천100만 대와 관련된 23건 이상의 리콜 건을 제때 알리지 않는 등 차량리콜 관련법 위반으로 NHTSA로부터 사상 최고액인 1억500만달러(1천2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최근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적발에 이어 BMW도 `미니` 브랜드 자동차의 결함수리를 신속히 실행하지 않아 NHTSA의 조사를 받는 등 규정 위반이 잇따르자 미국 교통부는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들을 워싱턴으로 소집해 회의를 열기로 했다.
NHTSA는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 연방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신속하게 결함을 시정하지 않은 BMW `미니` 브랜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와 올해 만들어진 미니 쿠퍼와 쿠퍼S, 존 쿠퍼 웍스(JCW) 등 3만여 대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경우 폴크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등 배출가스 저감 눈속임 소프트웨어 장착이 확인된 브랜드와 함께 람보르기니, 벤틀리, 부가티 등 모두 12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모두 1천100만 대의 디젤차량이 눈속임 소프트웨어로 배출가스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폴크스바겐 브랜드 500만 대와 아우디, 스코다 총 330만 대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 데 이어 밴 등 상용차 180만 대가 이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 5시리즈와 미니 등 24개 차종 5만5천712대에서 타이밍벨트 관련 장치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된다. BMW 520d 2만3천여대와 320d 1만2천여대, X3 20d 4천여대 등이 포함됐다.
BMW 액티브투어러 25대는 조수석 안전띠를 구성하는 내부 부품의 제작불량으로 외부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안전띠가 완전히 당겨지지 않을 수 있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국토부는 또 볼보 S80과 S60 30대는 스톱&스타트 기능이 작동된 상태에서 주행 중 엔진 퓨즈가 끊어져 정차시 재시동이 안 걸릴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하기로 했다.
이처럼 수입차 관련 문제 제기가 급증함에 따라 그동안 날개 돋친듯 팔리는 수입차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 등을 포함한 수입차 매장의 판매가 지난 2주간 최소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추석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잠잠해질 줄 알았던 폴크스바겐 사태가 커짐에 따라 10월 판매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수입차 매장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고객이 확실히 많이 줄었고 판매 또한 신통치 않다"면서 "추석이 끝나면 관심이 식을줄 알았는데 폴크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계속 파문이 커지면서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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