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기량에게 가해지는 무책임한 폭력

입력 2015-10-13 18:13   수정 2015-10-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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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맥심 2015년 2월호

프로야구 선수 A씨 사생활 폭로 글에 언급된 박기량 성희롱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황은 이렇다. 야구선수 A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지난 8일, 본인의 SNS에 악성 루머를 퍼트렸다. 이 네티즌은 야구선수 A씨의 이름을 해시태그로 달고 "약 5개월가량 만났는데 결혼까지 준비하고 있었던 여자가 있었다. 양다리도 이런 양다리가 없다"며"정말 소름끼치게 속았다. 수원 집에도 여자 흔적이 하나도 없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저랑도 내년쯤 결혼하자 했었는데 인간 쓰레기"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전 여자친구였다는 증거로 야구선수 A씨의 반라 사진과 메신저 대화 내용을 캡처해 올렸다. 또한 A씨가 남 욕을 많이 한다며 감독, 같은 팀 선수, 팬들 관련 뒷담화 내용 등 사생활을 폭로했다.이 과정에서 A씨가 메신저에 남긴 치어리더 박기량 관련 성희롱 발언이 공개됐다. 그 발언에 따르면, A선수는 박기량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끝으로 이 네티즌은 "앞에서는 웃으면서 대하는게 소름끼친다"면서 "인성도 안 된 사람이 야구를 한다는게 안타깝다"고 남겼다.현재 이 네티즌의 SNS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정작 이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A씨보다 박기량이다. 단순히 실명으로 언급된 차이가 아니다.낭설에 불과한 SNS의 성적 조롱 한 줄에도 여성 유명인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당장 이 사건을 검색하면 `박기량 성희롱`이라는 언급의 기사가 `A씨의 사생활 폭로`를 다룬 기사보다 더 많다. 전혀 사실무근의 소문임에도 흥밋거리를 원하는 대중은 보다 선정적인 표제에 끌리고,원하는대로 곡해하여 생각하기 마련이다.

A씨는 사생활 논란에 관해 해명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박기량은 이후에도 이어질 2차, 3차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이후로도 낙인처럼 따라붙을 "손바닥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등 무책임한 꼬리표들을 생각하면현재 박기량이 느끼고 있을 부담감을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사실관계를 더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건 외려 박기량 측이 되었다.`아니라면 그만`식으로 치부할 만큼 그녀가 입은 피해는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박기량소속사의 해명문은 호소에 가까웠다. "박기량은 수년간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본인의 자리를 지켜온 25살의 여성"이라고 언급했다.

루머는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이기에 이 네티즌이 가한 폭력은 다분히 악의적이다.더이상 무가치한 논란에 관심 두지 말고 본인의 자리를 여실히 지켜나가길 기원하는 것. 그것이늘 열정적으로 팬들의 응원을 독려해 온 치어리더 박기량에게 우리가 보낼 수 있는 응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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