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희대 대학원 치의학과 박용덕 교수팀이 20∼30대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선호 음식 중 치아 착색과 관련될 것으로 여겨지는 식품’을 설문조사한 뒤 여기서 선정된 식품 19종(種)의 치아 착색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한국인 선호 음식물에 대한 치아 착색 지수 (TSI) 개발)는 안효광 씨의 올해 경희대 치의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소개됐다.
박 교수팀은 자연 치아와 질감ㆍ경도(硬度)ㆍ구성성분이 비슷한 디스크(disc)에 19종의 치아 착색 유발 의심 식품을 각각 떨어뜨린 뒤 시간대 별로 치아(디스크)의 변색 정도를 측정했다. 이어 치과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치아 색깔 판정표(Vita Lumin vacuum shade guide)를 이용해 치아의 변색 정도에 따라 1∼16점(변색이 가장 심한 상태)의 점수를 매겼다.
평가 결가 19종의 식품 중에서 치아 착색 점수가 가장 높은 것은 홍차(12.7점)였다. 초콜릿ㆍ아메리카노와 초콜릿ㆍ김치찌개ㆍ라면의 치아 착색 점수도 10점을 넘겼다.
커피의 경우 아메리카노는 8.4점, 카페라테는 4.1점의 치아 착색 점수를 기록했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커리의 경우 단독으로 섭취하면(2.3점) 커피와 함께 먹었을 때(아메리카노와 커리는 4.3점)에 비해 치아 치아를 덜 노랗게 했다”며 “이는 커리가 자정(自淨) 작용을 하는 데다 디스크(치아 대용) 표면에 커리가 흡수되는 성질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치아를 변색시키는 것은 그동안 커리(카레)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커리를 먹은 뒤엔 바로 양치질을 하되, 주변에 칫솔질 도구가 없으면 물로 입안을 헹구기라도 하라고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김치(2점)와 김치찌개(10.6점)의 치아 착색점수 차이가 큰 것은 김치찌개로 조리할 때 첨가되는 각종 지용성(脂溶性) 성분의 영향 때문으로 박 교수팀은 해석했다.
예상 외로 콜라는 착색을 거의 일으키지 않았다. 콜라의 치아 착색 점수는 2점으로, 오렌지주스(2점)ㆍ고추장(2.3점)ㆍ커리(2.3점)ㆍ토마토소스(2.6점)ㆍ짜장(2.9점)ㆍ레드와인(3점) 등과 함께 치아에 착색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 식품으로 평가됐다.
치아 표면이 본래 자신이 갖고 있던 고유의 색깔이 아닌 다른 색조를 띠는 것이 치아 착색(변색)이다. 원인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구분된다.
치아우식증(충치) 등 치아 질환은 내적 요인, 음식ㆍ흡연ㆍ사고ㆍ약ㆍ구강 청결 소홀 등이 외적 요인에 속한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치태ㆍ치석은 치아를 노랗게, 흡연은 이를 검게 변색시킬 수 있다”며 “치아 미백(美白) 시술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것이 외적 요인에 의한 착색”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 교수팀은 19종의 음식 가운데 치아 착색 점수가 최고점을 받은 홍차를 기준(100점)으로 나머지 식품 18종의 상대 착색지수(점수)를 산출했다. 초콜릿ㆍ초콜릿과 아메리카노ㆍ김치찌개가 80점대, 라면이 70점대, 간장ㆍ아메리카노가 60점대의 상대 착색지수를 기록해 상위 순위를 점유했다. 홍삼ㆍ아메리카노와 커리ㆍ카페라테가 20점대, 레드와인(10점)을 포함한 나머지 9개 식품이 10점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오렌지주스ㆍ콜라ㆍ김치의 상대 착색지수는 0점으로, 치아에 착색을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 국민은 커피ㆍ콜라ㆍ커리ㆍ김치 등이 치아 착색을 일으킬 것이란 선입견이 강한데 이중 김치ㆍ콜라가 이번 연구를 통해 ‘누명’을 어느 정도 벗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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