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성으로 돌아왔다. 더욱 깊어진 목소리로 컴백한 유성은과 한국경제tv 와우스타가 지난 6일 마주 앉아 새로운 미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앨범 준비도 열심히 하면서 지냈어요.”
두 번째 미니 앨범으로 컴백하며 오랜만의 근황을 전하는 표정이 밝았다. 2년 3개월 만의 미니 앨범 발매. 하지만 그동안 유성은은 싱글 앨범, OST 작업, 연기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긴 공백은 없었다. 몇년 만의 앨범이라는 시간적 의미는 없지만, 이번 두 번째 미니 앨범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수록곡 하나하나에 제 생각이 많이 반영돼서 다른 앨범보다는 애착이 있어요. 처음에는 제 생각을 말해도 되는 건지 조심스러웠지만 의견을 귀 기울여 들어 주시고 같이 고민해주시니까, 점점 많은 의견을 내게 되더라고요. 의견이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으면서 겪는 시행착오들이 정말 즐거웠어요. 마음속 열정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고요.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죠. 좀 더 제 음악을 사랑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 유성은의 목소리는 쓸쓸한 감성을 자극한다. 그의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Nothing (Feat.문별 of 마마무)’과 수록곡 ‘일이 먼저지’, ‘Fix me(Feat.루이 of 긱스)’, ‘어차피 한 번은 아파야 해(E.Piano Ver.)’, ‘오늘 밤에 뭐 해요’ 등 총 6곡이 포함됐다.
타이틀곡 ‘Nothing’은 이별 후 남자의 실체를 알게 되며 쿨하게 마음을 접고 떠나는 여자의 모습을 담았다. 피처링에는 걸그룹 마마무의 래퍼 문별이 참여했다. 여성 보컬에 여성 래퍼, 흔하지 않은 콜라보 역시 직접 제안했다며 유성은은 “마마무를 좋아해서요. 요즘 대세잖아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을 통해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랩에 도전했다.
“부끄러워요. 아주 짧게 들어가서 랩이라기 보다는 나레이션 수준이지만, 하다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처음에도 ‘한 번 재미삼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했던 제안이었어요. 물론 첫 도전에 만족스러울 수 있나요. 어설프지만 도전해봤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유성은은 올해 초 Mnet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로 연기 도전에 나섰다. 극에서 그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외모가 부족해 오디션에 도전하는 이우리 역을 맡았다. 예쁜 배역은 아니었다. 드라마 배역을 위해 그는 애써 감량했던 몸무게를 다시 찌우는 열정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연기 도전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는 연기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주어진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행히 회사에서도 제 의견을 존중해주셔서 도전할 수 있었죠. 살을 찌우는 건 행복했어요. 쉬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 즐거운 일이었어요. 타당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웃음) 솔직히 연기에 만족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장르가 뮤직드라마라서 정극보다는 마음의 부담이 덜 된것 같아요. 물론 연기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의 도전을 통해 유성은이 얻은 것은 놀랍게도 ‘노래’였다. 연기를 배우며 노래에 더욱 풍부한 감정을 담을 수 있게 됐다. 노래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음악을 향한 그의 애정이 느껴졌다.
“깊게 연기를 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배운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노래할 때 감정을 잡는 것도 그렇고 표현, 표정도 좋아진 걸 느껴요. 제가 평소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으면 꾹 참는 편이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연기를 한 뒤로 감정 표현에 솔직해졌어요. 주위 사람들도 제 변화에 놀라시더라고요. 감정을 한꺼풀 벗겨낸 기분이에요. 노래에서 감정을 표현할 때 ‘아, 이렇게 하면 되는 거구나’라고 깨닫고 좋아했어요.”
어린 시절의 유성은은 TV에 나오는 H.O.T.를 보며 가수를 꿈꿨다. 막연했지만 단단했던 꿈을 키우며 ‘노래’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사실 박진영의 영재 육성 프로젝트 99.9% 오디션도 봤어요. 합창단도 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가 어느새 ‘노래 잘하는 애’가 되어있더라고요.”
유성은은 지난 2012년 방송된 Mnet ‘보이스 코리아 시즌1’에 출연해 매력적인 보이스와 감성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백지영의 코칭을 받으며 쟁쟁한 실력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파이널 무대에 진출, 최종 TOP4에 오르며 ‘준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보이스코리아에 노래를 잘 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이 나왔잖아요. 그중에 어쨌든 2등이라는 순위를 얻은 건데 물론 자랑스럽죠. 늘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죠. 그 타이틀에 누를 끼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보이스 코리아’의 인연으로 백지영과 한솥밥을 먹게 된 지도 3년이 지났다. 그는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가수 백지영’과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의리 있는 ‘인생 선배 백지영’의 두 모습을 모두 닮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 회사에서 계약할 때도 ‘백지영 같은 가수가 돼라’고 하셨어요. 코치님을 보면서 `가수이기 전에 사람이 돼야겠구나’를 깨달아요. 또 가장 가까이에서 애정을 주시며 봐주시니까 음악적인 면에서도 닮아가게 되더라고요. 원래는 기교나 스킬에 중점을 뒀는데, 이제 감정에 포커스를 맞추게 됐어요.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무대에도 많이 신경 써 주시고요. 이 모든 게 제게는 다 도움이 됐죠”
‘보이스 코리아’ 이후 이듬해 데뷔곡 ‘Be OK’로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많은 관심 속에 데뷔했다. 이후 ‘Healing’, ‘어차피 한 번은 아파야 해’, ‘마리화나’까지 연달아 알앤비 곡들을 발매하며 ‘알앤비 소울 디바’로 성장하는 초석을 다졌다.
“외국 가수 중에서는 비욘세가 롤모델이에요. 새로운 시도로 트렌드를 이끌어 가잖아요. 더 놀라운 것은 매번 나올 때마다 실력이 더 높아진다는 거예요. 이미 충분히 대단한데 거기서 더 좋아진다니, 매번 볼 때마다 깜짝 놀라요. 비욘세의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데뷔곡 ‘Be OK’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그 이후의 앨범은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 했다. 아직 유성은의 이름을 알릴 ‘이렇다’ 할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제가 아직 빛을 많이 못 봤어요. 하지만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면 언젠가는 제게도 ‘한 방’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준비를 하고 있었느냐, 안 하고 있었느냐가 중요하잖아요. 그 ‘한 방’을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에 최선의 실력을 보여드리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올한 해, 유성은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싱글 앨범 발표, 연기 도전 등 숨 가쁘게 달려온 2015년이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 그는 두 번째 미니 앨범을 발매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물론 매년이 의미 있지만, 올해는 정말 살면서 가장 뜻깊은 해였어요. 연기도 그렇고, ‘마리화나’도 그렇고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또 데뷔 이후 두 번째 미니앨범이 나온 것도 큰 의미가 있고요. 스스로 성장하기도 했고, 긍정적인 면이 많은 해였어요. 이를 계기로 내년에도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차분히 준비하며 때를 기다린다. 그의 말은 차분하고 겸손했지만 자신감 있고 당당했다. 그런 그의 모습이 머지않아 찾아올 ‘한 방’으로 빛이 날 유성은의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제2의 누구’가 아닌 독보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알앤비를 하는 동안에는 ‘알앤비’ 하면 유성은이 떠오르게 만들고 싶어요. 음악을 해 온 시간보다 앞으로 할 시간이 더 많으니까, 제가 앞으로 추구하고 지향하는 음악에 제 이름이 떠오를 수 있게 되길 바라죠. 여성 보컬리스트를 대표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진 = 스튜디오 아리 이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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