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신정동 살인사건
신정동 살인사건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생존 여성이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당시 기억을 전했다.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10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를 만나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신정동 살인사건은 지난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쌀 포대에 싸인 모습으로 쓰레기 무단 투기지역에 버려진 건 다름 아닌 병원에 가기 위해 전날 집을 나섰던 권양. 단서도, 목격자도 없는 살인사건,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지는 듯했다. 그런데, 권양이 살해된 지 불과 약 6개월 만인 2005년 11월 21일, 권양의 시신이 유기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여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퇴근길에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았던 40대 주부 이 씨가 비닐과 돗자리 등으로 포장하듯 싸여 버려진 것. 하지만 이 씨의 죽음 역시 목격자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남기지 않았다.
10년전 신정동 살인사건을 맡았던 형사는 “권양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6개월 뒤에 이 씨가 살해당했다. 그런데 6개월 정도 이후에, 신정역 주변에서 여자 분이 납치당했다가 빠져나온 사건이 또 있었다”고 말했다. 잡지 못했던 10년 전 두 건의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세 번째 사건이 있었으며, 피해자가 납치당했다가 천만다행으로 살아남았다는 것. 아무런 단서도 남지 않은 사건의 마지막 실마리가 되어줄 박 씨(가명)는 사건 당시 충격으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권양과 이 씨에 이어 비슷한 시기, 같은 장소인 신정동에서 납치당해 3차로 피해를 당할 뻔했던 피해자 박 씨(가명)는 이날 제작진에게 어렵게 당시의 기억을 털어놨다.
그는 “끌려간 집안에 범인 말고 또 한명이 있었다. `왔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며 “고범인이 화장실 간 사이 도망쳐 2층으로 올라갔는데 신발장에 엽기 토끼 스티커가 붙어있었던 것으로 안다. 방 안에 끈도 많았다. 그 끈으로 날 묶으려해 똑똑히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당시 사건이 벌어진 현장을 찾은 표창원 교수는 “이곳이 주민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다”며 “범인은 인근 A 초등학교나 지리적 요건을 잘 아는 주민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신을 끈으로 묶은 매듭을 주목하며 “매듭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다. 또 일상에서 매듭을 잘 풀리게끔 묶는 버릇이 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