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지난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정부를 세우려고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그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전 비서는 1923년 2월 17일 평양에서 태어나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1949년 모스크바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북한의 통치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체계화하고, 이를 김일성주의로 발전시켰다.
황 전 비서는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을 지냈고 김일성 주석 장례식에서는 장의위원 명단 26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전 비서는 김일성 주석 사망 후 `북한은 변화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1997년 2월12일 중국 베이징의 한국 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요청했다.
황 전 비서의 당시 직책은 노동당 중앙위 국제담당 비서로, 남한에 망명한 북한 인사 가운데는 최고위층이다.
망명 이후 탈북인단체연합회 상임대표, 탈북자동지회 고문, 국가정보원 통일정책연구소 이사장,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상임고문 등을 지내며 북한 체제의 모순을 비판해왔다.
황 전 비서가 망명한 이후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 행보를 이어가면서 북한의 실상과 모순, 그리고 김정일 주변의 갈등과 비리가 폭로됐다.
북한은 황 전 비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끊임없이 그를 암살하려 했다.
지난 2010년에는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김영철 총국장으로부터 직접 황 전 비서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은 2인조 암살단이 검거되기도 했다.
황 전 비서는 지난 2010년 10월 노환으로 사망했다.
한편 20일 한 언론에 따르면 황 전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 씨는 "황 전 비서가 지난 2001년 서울 세종로의 미국 대사관을 통해 미국으로 망명하려 했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 화해 무드 속에 국정원의 살해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특히 "황 전 비서가 미국행이 성사되면 워싱턴에 반 김정일 성향의 북한 망명정부를 세우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씨의 주장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를 두고 정치권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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