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이 원하는 자녀의 키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회장 김호성)는 `바른 성장` 캠페인의 하나로 전국 19개 병원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환자의 보호자 1천37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의 이상적인 키로 아들은 175㎝ 이상, 딸은 165㎝ 이상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아들의 최종 키는 175㎝ 이상~180㎝ 미만이 46.6%로 가장 많았으며, 180㎝ 이상도 42.7%나 됐다. 반면 딸은 165㎝ 이상~170㎝ 미만 54.6%, 160㎝ 이상~165㎝ 미만 36.5%로 각각 집계됐다. 이 같은 기대치는 국내 20대 남녀 평균 신장인 174.1㎝, 161.6㎝를 웃도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단순히 조사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네티즌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네티즌은 "학력, 직업, 연봉, 키, 얼굴에 환장한 나라", "우리나라는 정신나간 문화콘텐츠 때문에 외모지상주의가 너무 심함"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키 175가 안 되는 나는 불효자네"라며 비꼬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는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N포 세대에게 또 하나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를 대변하듯 양승 학회 홍보이사는 "자녀의 키 성장에 대해 부모들이 필요 이상의 걱정이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키가 남들보다 크면 좋겠다는 생각 대신 자녀의 키 성장이 방해되지 않도록 식습관, 운동, 수면관리에 힘쓰고 성장기 동안 자녀의 키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