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빨간불' 중국, 1년새 금리 1.65%p↓…추가 인하 가능성은?

입력 2015-10-26 07:32  




중국이 미흡한 경제성장률 실적이 나온 지 4일 만에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3일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35%로, 1년 만기 예금 기준 금리도 0.25%포인트 내린 1.5%로 조정했다.

기업의 여신 접근성을 늘림으로써 기업 실적의 하락과 일자리 감소를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지급준비율도 0.5% 포인트 낮췄다.

중국 대형은행의 지준율이 17.5%로 낮아지면서 8천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제공됐다.

아울러 이자율 시장화 조치의 일환으로 상업은행과 농촌 합작금융에 대한 예금금리 상한선을 없앴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6번째로 단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준금리는 1년 새 6%에서 4.35%로 무려 27.5%(1.65% 포인트)나 낮아졌다.

올해부터 뚜렷해지고 있는 성장둔화와 경기침체를 막고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해나가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명백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인민은행은 "경제성장에 여전히 하방 압력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통화정책 운영수단을 선조정할 필요성이 늘어났다"며 "통화 완화정책이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정부의 재정 지출을 보완하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경기침체가 기업 부도와 실업자 양산, 증시 하락 등을 부추기며 사회불안이 초래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22일 공산당 중앙당교 강연에서 "중국 정부가 위험회피 차원에서 통화 정책을 합리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기준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을 낮춰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를 예고했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난 19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발표된 지 나흘만에 이뤄졌다.

중국 정부당국의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감과 절박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은 6.9%로 예상치 6.8%보다는 높았지만 6년 반 만에 최저치 성장률로 올해 정부 목표치인 7% 달성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정웨이(魯政委) 싱예(興業)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생산지표의 악화와 예상보다 강한 디플레이션 압박에서 비롯된 성장 둔화"라며 "최근의 유동성 공급으로는 경기 둔화세를 막아내기 충분치 않았다"고 말했다.

리 총리도 전날 강연에서 "중국 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는 과거 `묻지마` 인프라 투자에 따른 지방정부의 과다 부채 외에도 공급과잉, 소비 위축, 주식시장 혼조, 재정적자 확대 등의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 안팎의 기업인과 투자자의 중국 경제에 대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연쇄 기업부도와 정리해고 확산으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며 이를 막기 위해 보다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 전략을 통해 소비와 서비스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성장 감속분을 만회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효과가 발휘되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 조치가 식어가는 경제에 열기를 불어넣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하락세의 중국 경제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추가로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둥량(劉東亮) 차오상(招商)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내년에 시중 유동성 확대를 위한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1년 만기 기준금리를 내년에는 1% 포인트 넘게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공급될 유동성이 민간보다는 부실과 거품이 산적한 국유기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중국 경제를 여전히 불안한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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