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피아노 콩쿠르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21)의 채점표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쇼팽 콩쿠르 협회가 본선 1·2·3차와 최종 결선에 오른 참가자들의 채점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공개된 점수표에 따르면 이번 콩쿠르에서 결선 첫 주자로 무대에 올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완벽에 가깝게 연주한 조성진은 드미트리 알렉세예프(러시아)와 야누시 올레이니차크(폴란드) 등 2명에게서 최고점인 10점을 받았다. 심사위원은 한 사람에게만 최고 점수인 10점을 줄 수 있다. 아르헤리치 등 12명은 9점을 줬다.
반면 프랑스 출신 심사위원 필리프 앙트르몽은 조성진에게 최저점인 1점을 줬다. 앙트르몽은 결선에 앞서 본선 2차와 3차에선 조성진에게 다음 라운드 진출이 불가하다는 뜻의 `no`를 연달아 줬다. 대신 캐나다 출신 샤를 리샤르 아믈렝(2위)에겐 결선에서 8점을 줬다.
앙트르몽이 조성진에게 점수를 야박하게 준 데 대해 네티즌의 반응이 차갑다. 네티즌은 "노골적인 인종차별자네", "예술 심사에 공정성을 바라는 건 애초에 무리구나"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하고 있다.
심사위원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이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필리프 앙트르몽은 다른 참가자에게도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김대진 한예종 교수는 "(채점표 공개는) 콩쿠르 평가의 투명성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리프 앙트르몽의 점수를 제외하면 조성진은 평균 8.875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필리프 앙트르몽은 굳이 조성진에게 1점을 주면서 투명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까?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네티즌의 의견이 마냥 허무맹랑한 소리로 여겨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