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이하 T1)과 KOO Tigers(쿠 타이거즈, 이하 쿠)의 롤드컵 결승전이 오는 10월 31일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롤드컵을 전승으로 결승까지 올라오는 대기록을 세운 T1은 압도적인 우위의 우승후보다. 과연 T1을 이길 수 있는 팀이 있기는 한가 싶다. 라인전, 한타, 운영 등 모든 요소에서 다른 팀을 앞지른다. 쿠 역시 준수한 라인전 및 한타, 운영 능력을 갖춘 팀이지만, 아쉽게도 우승하리라 보이지는 않는다.
준결승전에서 Fnatic(프나틱)을 3:0으로 이긴 쿠는 단점을 드러내 보였다. 바로 정글이다. 쿠 정글러 hojin(호진)의 플레이가 다소 아쉬웠다. 1세트 0킬 4데스 18어시스트, 2세트 0킬 0데스 13어시스트. 스코어만 놓고 보면 최고의 정글 플레이를 했다. 1, 2경기 자크를 선택한 호진의 역할은 이니시에이팅 및 탱킹이었다. `젤리`가 돼서 한 번 더 살아날 수 있는 패시브와 새총발사+궁극기 조합은 이니시 하기에 최고의 조합이다. 예전 InSec(인섹) 전성기의 자크를 생각해보면 사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물론, 탑 자크라 아이템이 더 좋긴 했다).
그런데 호진은 엉덩이를 쭉 뺏다가 얌전히 돌아갔다. 이니시 각이 아니라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갱킹 타이밍을 잡고 만드는 게 정글의 역할이 아니던가. 프나틱의 Reinover(레인오버)처럼 킬을 많이 먹고 성장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운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지도 않다. 상대 정글러에 비해 레벨링도 늦고 갱킹타이밍도 날카롭지 못했다. 운영형 정글러도 아닌, 육식형 정글러도 아닌 모습이다.
반면, SKT T1의 그분. `킹메이커` bengi(벵기)는 `벵 더 정글 갓 기`라고 불리며 정글 그 자체로 평가받는다. 정글러가 할 수 있는 처음과 끝을 보여주고 있다. 와드로도 그의 챔피언을 볼 수 없고, CC스킬 조차도 그에게는 소용이 없다. 벵기는 운영의 중심에 서 있다. 협곡을 휘저으며 탑, 미드, 바텀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한타 때 이니시에이팅을 잘하는 건 덤이다.
느린 것 같지만 날카롭고, 날카롭지 않은 것 같지 않지만 깊숙이 파고든다. 그게 바로 `더 정글`의 진면목이다.
탑에서 MaRin(마린)과 Smeb(스멥)의 캐리 싸움도 기대되고 Faker(페이커)와 Kuro(쿠로)의 미드라인전은 볼 것도 없다(페이커가 쿠로 입에서 욕 나오게 하는 픽을 또 보여줄까?). 바텀라인전도 누가누가 더 잘하나 경쟁이다. 하지만 결국, 결승의 백미는 정글러의 운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호진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갑자기 식스맨 Wisdom(위즈덤)이 튀어나올지. SKT T1 운영의 중심에는 언제나 벵기가 있다. 벵기를 말려야 우승에 가까워 질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