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사망
사망한 `슈퍼스타K` 출신 가수 김현지가 과거 SNS에 남긴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현지는 2009년 Mnet `슈퍼스타K`에 출연하기 1년 전 SNS에 "내 나이 아홉 살 아버지 없다고 동네 사람들이 손가락질했어"라고 올렸다. 김현지는 어린 시절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힘들고 어렵게 살아왔다고 털어놨다.
특히 김현지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세상에 대한 원망을 하며 더욱 모질게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김현지는 대학에 진학 후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했고 다시 행복을 찾았다며 가수로서 성공을 향한 다짐을 드러냈다.
김현지는 27일 오전 3시50분쯤 전북 익산시 왕궁면 동용길 복심사 주차장에 주차된 카니발 승용차 안에서 남성 2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량 안에는 다 탄 번개탄이 함께 있었다.
동반 자살한 남성 2명은 김현지와 일면식이 없으며,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지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현지가 생전 SNS에 올린 글
"내 나이 아홉 살 아버지 없다고 동네 사람들이 손가락질했어.. 친구 녀석이 문구점에서 지우개를 훔쳤어.. 문구점 주인이 친구 녀석 집에 와서 발광을 다 떨고 간 후 그 녀석 부모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그 아버지란 사람이 내 어머니 멱살을 잡고 목을 졸랐어. 네 자식이 훔친 걸 내 아들이 대신 감싸주다 이렇게 됐다면서.. 내가 아니야.. 내가 한 게 아니라고.. 엄마를 바닥에 쓰려 틀렸어. 방문 유리창으로 그 모습이 다 보이는데 밖에서 엄마가 문을 잠가서 나는 나갈 수가 없었어. 나는 어린애건 어른이건 다 싫었어"
"밤이 되면 엄마 팔을 꼭 껴안고 자면서.. 빨리 키가 컸으면.. 빨리.. 힘센 사람이 되었으면..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하루하루 힘들게 엄마가 돈 모아서 나랑 내 여동생 깨끗하게 몇 번을 삶아서 나랑 내 동생 입히고.. 어느 날 공장에서 오류 난 옷을 골라 입었어.. 우리 세 모녀가.. 그렇게 그래도.. 행복하게.."
"12살에 아버지가 돌아왔어.. 그때부터 .. 또 지옥이야.. 아니 지옥보다 더한 곳이야.. 여름엔 모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자기 싫었고 한겨울엔 추운 곳에서 벌벌 떨면서 엄마 손 동생 손 꼭 붙잡고 작은 내 몸에 입은 잠바로 잠든 엄마 무릎 덮어주고 고사리 같던 내 손 호호 불어가며.. 강해져야지. 강해져야지. 어느덧 거지같이 산 지도 내 나이가 17살이야.. 맨날 당하는 게 너무 싫어.. 길거리에 지나가는 건달들이 날 쳐다봐도 머리끝까지 타고 올라가서 귀를 물어뜯고 목을 돌려버렸어. 아무도 날 못 건들게.. 아무도 무시 못 하게 아무도 함부로 못하게.. 경찰서에 들락날락 검찰청에 들락날락 법원에서 재판 받는 것도 지겨워. 암으로 엄마가 쓰려졌어.. 막막했어.. 가슴이 찢어졌지.. 착하게 살아야지. 착하게 살아야지.. 아무리 다짐해도 끝끝내 나를 망쳐놓는 한 사람 때문에.. 내 마음 내 스스로 다스리기가 그렇게 힘겨웠어"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버지 왜 나를 이렇게 만드셨냐고 이럴 거면 왜 낳았냐고 사랑받고 예쁘고 키웠으면 나도 싸우지도 않았을 거고 예쁜 아가씨로 컸을 거라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왜 이렇게 했냐고.. 나 좀 예뻐해 주지.. 나 좀 사랑해주지.. 엄마 좀 사랑해주지.. 왜 이래야만 하냐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친구 집에 가서 친구가 부모님과 다정하게 밥 먹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다고.. 그걸 보다 눈물이 났다고.. 그리고 다음날 문자가 왔다. `아빠는 항상 우리 딸을 사랑한단다`"
"눈물이.. 가슴 저 밑에서부터.. 눈물이.. 아주아주.. 오래된 옛날부터 눈물이.. 뜨거운 눈물이.. 세상에서 제일 뜨거운 눈물이.. 웃었다.. 웃으며.. 울다가 웃으며.. 한참을 그러다가"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 저도 사랑해요.. 이제 제발 우리 가족 행복해요.. 아빠한테는 엄마 그리고 나 OO 있잖아요.. 이제 싸우지 말고 욕하지 말고 때리지 말고 불행하지 말고 제발 우리 행복해져요.. 잘 할게요. 잘 할 거예요. 꼭 노래로 성공해서.. 아빠한테 훌륭한 딸이 돼드릴게요.. 아들보다 더 듬직하고 멋진.. 딸 돼드릴게요.
"그날 이후 아버지는 어머니를 아끼고 사랑하고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나를 챙겨주신다. 하루에 5번 정도 전화를 하시고.. 보약 지어주신다 그러고.. 목소리 좀만 이상해도 걱정하시고.. 집에 잘 들어가라 잘 자라.. 차 조심해라.. 밥 사 먹어라.. 먹을 돈 없느냐며 돈 부쳐주고 같이 지내던 동생이 친구가 부럽다 할 정도로"
"아버지.. 어머니.. 제가..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부모님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더 열심히 할게요... 난 간다.. 사람들한테.. 희망을 전하러..."
[온라인뉴스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