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인질 수용소에서 저지른 잔혹행위가 구사일생한 이들의 증언을 통해 실체를 드러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의 하위자 지역에서 IS에 붙잡혀 있다가 구출된 인질과의 인터뷰를 27일 보도했다.
인질들은 대부분 이라크 군인, 경찰 출신이거나 쿠르드족으로, 미국과 어떤 식으로든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IS가 의심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햇볕이 들지 않는 좁은 방에 수십 명씩 짝을 지어 갇혀 있다가, 집단 처형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미국 특수부대의 구출 작전 덕분에 다시 세상의 빛을 봤다.
이라크 경찰 출신 무함마드 하산 압둘라 알 지부리는 하위자에서 영어를 가르친 남동생이 IS의 의심을 사는 바람에 다른 가족들과 IS에 억류됐다.
IS는 지부리의 형 한 명을 살해하고 지부리와 가족들을 풀어줬다.
그러나 IS가 압수한 지부리의 휴대전화에서 2008년에 그와 함께 일한 미군들의 전화번호가 나오는 바람에 다시 붙잡혔다.
지부리는 고문을 받았다.
그는 "내가 미군과 연관성을 인정하면 그들은 나를 처형했을 것이고, 부인하면 내가 인정할 때까지 고문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새로 붙잡혀온 이들은 체계적인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전기 충격과 구타는 물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 기절할 때까지 숨을 못 쉬게 했다. 음식은 빵 조각이 전부였다.
정보를 캐내려는 것도 아니었다. IS는 새 인질이 오면 아무런 질문도 없이 일단 그저 고문을 가했다.
감방 안에는 텔레비전이 하나 설치돼 있었다.
오로지 다른 인질을 참수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재생하는 데만 사용됐고 감방 안의 인질들은 억지로 그 끔찍한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어이없는 이유로 IS의 인질이 된 이들이 많았다.
이라크군 출신 무함마드 아메드는 이웃과 돈 문제로 다투다가 이웃이 IS에 몸을 담은 사촌을 부추겨 자신을 붙잡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문을 견디다 못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미군과 접촉했다고 인정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경찰로 일하다가 붙잡힌 칼리프 알리 파라지는 아예 가족들에게 "나는 죽게 될 것이니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찾으려 하지 말라"는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파라지는 자신의 형제 한 명을 IS가 참수하고 나서 몸통은 어딘가 내버려둔 채 머리를 전달했다고 참혹한 기억을 떠올렸다.
인질들은 간신히 목숨을 구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하위자에 남은 가족들의 생사는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부리는 "내 아내, 내 아들을 이제 나는 볼 수 없다. IS가 이라크 밖으로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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