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이원, 코이, SM엔터테인먼트
최근 연예인들의 화장품사업 진출이 잇달고 있다.
스타들의 화장품사업 진출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다만 과거 연예인들이 화장품사업을 단순히 `사업`의 일환으로 접근했다면, 최근에는 `자신의 피부관리 노하우 공개`에 방점을 찍고 스스로가 제품 개발단계부터 홍보, 마케팅 업무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데 차이를 둔다. 일례로 최근 화장품 브랜드 `코이`를 론칭한 고현정은 5년간 직접 제품 기획에 참여했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올해 첫 스타트는 하지원이 끊었다. `제이원`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지난 6월 롯데홈쇼핑을 통해 첫 제품 `젤리팩 리프팅 앰플`을 선보였다.
일단 초반 성적은 우수하다. 2회 방송 모두 조기매진 기록을 세웠고 온라인몰 금주 베스트 판매상품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원이라는 티켓 파워와 우수한 제품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는 평이다. 이 기세를 몰아 최근에는 `젤리쿠션`을 출시했다. 향후 유통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제품 라인업도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 하지원을 이름을 딴 화장품 브랜드 제이원. 단숨에 홈쇼핑 완판 품목 대열에 합류했다.
평소 피부미인으로 유명한 고현정은 이달 뷰티 브랜드 `코이`를 론칭했다. 대표 제품은 지난 5년간 제품 기획을 단행한 결과 완성했다는 `어튠 오아시스 크림`이다. 코이는 현재 벨포트 이태원점에 입점해 있다. 24일에는 현대홈쇼핑을 통해 첫 론칭 방송도 치뤘다.
화장품사업을 향한 고현정의 포부는 야심차다. 고현정은 지난 9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코스닥 상장사 포인트아이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명목은 본격적인 화장품사업 진출이다. 포인트아이는 현재 미국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기업인 잉글우드랩이 최대주주로 있는 IT기업. 이를 기반으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녀시대 탈퇴 이후 패션 사업가로 변신한 제시카 역시 화장품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중국의 한 매체는 제시카가 화장품사업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제시카는 화장품회사를 접촉하는 동시에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화장품사업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는 전언. 업계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 브랜드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고현정은 그녀의 피부관리 노하우를 집약해 어린아이까지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 `코이`를 론칭했다.
그렇다면 스타들은 왜 화장품시장에 진출하는 것일까.
그 첫 번째 이유로는 `스타 파워`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스타의 이름은 화장품 판매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불황 속에서도 스타의 이름을 딴 OOO 립스틱, OOO 마스크팩은 `완판`을 이어갔고, 업계는 완판 스타 모시기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그리고 이는 방송제작사에게 제공하는 간접광고(PPL)를 방송제작사가 아닌 스타와 직접 거래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스타`의 영향력이 상상 이상으로 거세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모델 기용 트렌드의 변화다. 이 역시 거세진 스타 파워와 일맥상통한다. 완판 스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 품목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스타 한 명이 여러 브랜드의 모델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허용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일례로 배우 하지원은 `제이원 젤리팩`을 판매하는 중에 `너를 사랑한 시간`에 출연하면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의 립 컬러 제품과 비오템 아이크림을 바르는 모습을 노출하며 각 브랜드 판매량 증가에 일조하기도 했다.
한편 화장품업계에 스타의 진출뿐 아니라 연예기획사 차원에서의 진입도 계속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문샷`을 론칭했고,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지난 4월 스킨애니버셔리 지분 50%를 인수하며 화장품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MBK엔터테인먼트는 제조판매사 신드롬코스메틱과 손잡고 `CB`를 론칭했다. 키이스트는 최근 팬엔터테인먼트, 판다코리아닷컴과 중국시장을 겨냥한 화장품 회사 `더우주` 설립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업계는 스타, 연예기획사의 화장품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유통전략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내보이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화장품을 판매함에 있어 스타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또 연예인, 연예기획사는 매니지먼트에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문제는 유통이다.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는 스타만으로는 부족하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이 기반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누가, 어떤 기업이 먼저 유통을 잡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