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 은행을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800조 시장을 놓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무한경쟁`이 시작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 오늘(29일) 국내 시중은행장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습니다.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은 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융결제원에서 상호협력과 소비자 보호, 건전한 영업활동 등을 담은 `계좌이동서비스 3대 기본원칙`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과 전국 16개 은행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임종룡 위원장은 "계좌이동제가 일상생활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물론 은행들에겐 `기존 고객을 지켜야 한다`는 단기적인 부담이 생기겠지만, 고객의 이익과 편의를 우선시 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습니다.
집토끼(주거래 고객)는 지키고, 산토끼(타은행 고객)는 잡아야 하는 무한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은행권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이 가장 잘 준비했다고 칭찬하던데"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먼저 주거래 고객부터 지키겠다"는 전략을 밝혔습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계좌이동제는 이미 예고된 은행간의 고객 전쟁"이라며,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 고객관리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은 "계좌이동제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본질"이라며, "이미 준비를 잘 해온 만큼, 고객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기 은행들이 내놓는 계좌이동제 상품 역시 수수료 인하와 우대금리 등을 이제까지와 반복되는 혜택을 제공할 뿐 차별화가 되지 않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내일(30일)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카드비나 보험료, 전기가스 요금 등의 자동이체 건을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일단 내일부터는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 계좌이동이 가능해지고, 온라인이 아닌 은행 영업점에서는 내년 2월부터 이 같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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