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은행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각종 자동이체까지 한꺼번에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시작됐습니다. 은행권이 각종 혜택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점에 주의를 해야 하는 지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계좌이동제가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일제히 개시된 가운데 실시간 검색에 ‘페이인포’와 ‘계좌이동제’가 상위권에 랭크되고, 지점 문의가 잇따르는 등 고객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고객 확보를 위해 은행들이 수수료와 금리, 대출 등 각종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어 내 계좌를 옮겨야 하는 지, 아니면 그냥 두어야 하는 지 궁금증과 함께 고민도 시작됩니다.
일단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주요 혜택이 수수료 면제, 금리우대, 대출에 집중돼 있는 만큼 관련 수요가 큰 고객들은 계좌를 이동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ATM·창구서비스 이용, 이체·송금이 빈번해 수수료 부담이 컸던 고객, 저금리 여파로 받고 있는 이자에 불만이 큰 고객이라면 계좌이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동안 각종 제약으로 대출이 안됐거나 향후 대출이 꼭 필요한 고객이라면 계좌를 옮길 경우 가족에게도 혜택을 주고 증빙없이 대출이 가능한 은행으로의 이동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계좌가 산재해 있어 자신의 재무 상황에 소홀했던 고객이라면 수수료나 금리 혜택 외에도 이번 계좌이동을 지출과 수익 파악의 기회로 삼아 저축을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숙연 키움에셋플래너 수석 팀장
“계좌이동제를 시행하니 한 번에 이체를 지출통장으로 다 옮기면 수익과 지출 모두 자신 예산한도 안에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저축 늘릴 수 있는 방법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고 계좌이동만 하면 매번 혜택만 받고 모두 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기적인 혜택만 보고 섣불리 이동했다가는 기존에 누리던 우대 효과를 잃거나 중장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은행들이 통상적으로 대출에 금리우대를 해 줄 때에는 대부분 수신, 즉 예금이나 적금, 카드를 얼마나 사용하고 가입했느냐에 따라 금리를 낮춰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서호민 신한은행 마케팅 팀장
“대출은 남기고 수신 예금만 옮기게 될 경우에는 사실 기존에 받던 대출 우대금리 혜택을 못 보게 될 수 있다”
규모가 큰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금리 혜택을 받고 있었는 데, 상대적으로 얼마 안되는 수수료 면제, 더 적은 금리 혜택만 바라보고 옮긴다면 사실상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본인의 거래 습관과 빈도수, 현재와 앞으로의 대출·재무 상황, 자산플랜과 포트폴리오 등 전체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감안해, 계좌를 옮겼을 경우 플러스 요인이 되는 지,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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