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크노벨, 전자 라이트노벨 시장을 노린다

입력 2015-11-02 14:19   수정 2015-11-02 14:55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웹컬쳐 업계의 화두는 ‘전자화’ 다.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전자 기기 발달이 진행되면서 기존의 만화, 소설 등 오프라인 기반의 콘텐츠들이 전자책, 웹툰 등의 모습으로 무형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

웹툰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안착은 콘텐츠 전자화를 화두로 두기에 충분한 성공 사례로 남았고 웹 드라마 웹 무비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그 뒤를 이어 전자화의 길을 쫓아오고 있다.

전자책은 스마트폰 이전 시대에도 계속해서 전자화를 시도하였으나 성공적인 사례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시대가 열리면서 전자책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4 출판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2013년을 기준으로 약 3,400억원 수준에서 2018년에는 1.6배 규모인 약 5,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장르 소설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달리고 있는 라이트 노벨 업체이자 전자 출판 업체인 ‘아크노벨’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는 아크노벨을 이끌고 있는 이도경 편집장과 나누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

Q: 아크노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이도경 (이하 이): 아크노벨(ARCH NOVEL)은 ‘웹 연재형 라이트 노벨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쉽게 풀이하면 단행본보다 전자책을 우선시하는 라이트 노벨 브랜드라고 보시면 된다.

Q: 아크노벨은 웹 연재형 라이트 노벨 브랜드라 밝히고 있는데 다소 생소한 이 분야에 대한 설명과 이전의 라이트노벨 레이블과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

이: 현재 라이트 노벨의 출간 방식은 대부분 단행본을 먼저 출간한 후 그 단행본을 기반으로 전자책을 편집하고, 출간하는 형태가 대다수다.

그와 달리 아크노벨은 먼저 웹 연재나 전자책 단행본으로 독자 분들께 먼저 선을 보인다. 이를 통하여 독자 의 반응을 검토한 다음 그 결과를 반영하여 소장용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형태를 기본 골격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웹 연재형’이라는 말을 소개에 붙이게 되었다.

Q: 웹 연재 라이트 노벨은 일반 웹소설과 무엇이 다른가?

이: 솔직히 이건 말붙이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다. 말 그대로 둘 다 카테고리 분류를 지칭하는 단어일 뿐이다. 웹에 연재하는 소설이 웹소설이라면 웹소설로 나오는 라이트 노벨이 웹 연재 라이트 노벨이라고 보는 게 쉽고 간단하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Q: 이 방면에서 (물론 농담으로) 유명하신데 최근에는 작가들의 마감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 ‘통조림’말인가요? (웃음) 사실 그런 부분은 늘 말하듯이 과장되고 희화화된 부분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다들 이래저래 즐기(?)다 보니 많이 퍼졌다.

나는 다른 작가들과 함께 같이 무엇인가를 만들어 간다는 걸 참 좋아한다. 그래서 같이 이야기도 많이 하며 회사에서 마감하며 함께 밤도 새고 그랬다. 그게 무척 즐거웠다. 작가 분들도 모두 좋았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웃음)

이제는 결혼한 유부남이라서 예전처럼 회사에서 밤새고 이러는 건 못하지만 그래도 함께 계속 자주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좋은 마감 관리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창작이라는게 공산품처럼 딱딱 찍어낼 수 있는 건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작가분들과 함께 계속 함께 맞부딪쳐 가는게 맞다고 본다. 물론 일정을 미리미리 여유있게 일정을 짜두고 대비해두는 것은 필수다.

Q: 국산 라이트 노벨의 선구자라고도 할 수 있는 분으로서 지금까지 국산 라이트노벨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계신 이유를 듣고 싶다.

이: 제가 계속 국산 라이트 노벨에 대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느냐에 대해 답변을 드리면, 저는 ‘그냥 그게 좋아서’라고 답변 드리고 싶다.

“좋아하니까. 하고 싶으니까” 계속 하는 거다. 창작이 좋으니까 창작을 하고 라이트 노벨이 좋으니까 라이트 노벨을 만든다. 덕업일치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아하는 일을 직접 하는 것 만큼 좋은 일은 또 없을 테니깐 말이다. 그것 이상의 이유는 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Q: 가장 궁금한 것 중에 하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전자책 기반으로 연재 중심의 브랜드를 런칭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사실 이건 저에게 있어선 ‘이 시점’이 아니라 ‘이제야…’ 라고 말하고 싶다.

라이트 노벨 전자책(연재) 관련 기획은 지금이 아니라 2012년,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가 시작되기 이전에 1차로 완성해뒀던 기획이었다. 라이트 노벨 전자책&웹연재 사이트 기획이었다.

사실 IT를 통해 시장을 확장해간다는 구상은 이미 제가 처음 편집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와 당시 편집부 전체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편린이 시드노벨 1주년 행사 때 ‘IT노벨’이란 가칭으로 언급되기도 했고.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꿨듯이 결국 장르소설시장도 바꿔갈거라고 봤다. 실제로 지금 웹툰, 웹소설 전자책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커졌으며 계속 커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전자책&웹연재 기획은 수면 밑에서 어느 정도 준비도 했었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결국 무산됐고 이후 진행하지 못했다. 그 무산된 기획들이 이후 추가 보완돼 아크노벨 기획의 기본 뼈대가 되었다.

그렇기에서 왜 지금 이 시점이냐는 질문엔 ‘이제야!’라고 답하고 싶다.

Q: 국산 라이트 노벨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이: 전 그냥 ‘이럴 것이다.’ 라고 손쉽게 예단하고 싶지 않다. 그럴 수도 없는 거기도 하고. 그렇기에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흘러가는 경향과 제 바람을 이야기 해 보겠다.

정식으로 국산 라이트 노벨, 한국 작가의 창작 라이트 노벨이 본격적으로 출간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시드노벨 창간 때 부터로 국산 라이트 노벨의 역사는 벌써 만 8년이 넘었다.

그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국산 라이트 노벨은 계속 꾸준히 발전해왔고 발전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과 달리 뒷받침해주는 인프라가 거의 없는 황무지 같은 곳이 한국 웹컬쳐 시장인데 이 곳에서 싹을 띄우고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늘 감회가 새롭다.

물론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 하면 지금 현 시점의 시장 상황은 초창기 때보다는 성장세가 많이 둔화된 상태이다. 그 원인도 단순하지 만은 않다.

우선, 시장적으로 보면 국산 라이트 노벨뿐만 아니라 전체 라이트 노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 오프라인 서점 시장 전체가 줄고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 본다면, 2009년 12월에 출간을 시작한 ‘나와 호랑이님’ 이후로 이를 뛰어넘는 국산 라이트 노벨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러 시도들이 간간히 진행되고 있지만 시장 전체를 견인할 만큼 뚜렷한 성과는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성장이 둔화되 원인이 많은 부분과 연관된 만큼 이에 대한 해결 방안 역시 다채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날이 밝지 만은 않다고 해서 날이 계속 흐려진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내일 당장 국산 라이트 노벨 시장이 망하거나 그럴 일은 없으니깐 말이다.

또한 지금도 좀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부분들이 있다. 앱을 통해 E-book 라이트노벨 판매나 웹연재도 그와 같은 새로운 시도 중 하나다.

이런 노력이 성과를 낸다면 조금씩 국산 라이트 노벨도 계속 발전해 나가리라 생각한다.

Q: 직접 콘텐츠를 독자와 제공하는 것이 아닌 다른 플랫폼 공급과 연계해서 작품들을 런칭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전자책 시장에서 서점이 플랫폼이라면 현재 CP(콘텐츠 프로바인더)인 매니지먼트 에이전시는 출판사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아크노벨은 일종의 전자책 출판사 브랜드라고 봐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로서 작품을 더 재밌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서...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물론 단순히 전자책 출판사 역할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소설 장르를 넘어 웹툰 및 기타 여러 매체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믹스형 창작 스튜디오 형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연재 중인 작품들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이: 현재 2015년 10월말까지 아크노벨에서는 레진코믹스를 통해 여러 작품들이 독자 분들께 선을 보인 상태다.

평소엔 무시 받는 삼류대 학생 하지만 그 진정한 정체는 천재 온라인 게이머인 주인공이 , 세계를 지배하는 ‘신의 게임’에 도전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 현대판타지 소설 ‘신의 게임의 신`.

오백 년 만에 부활한 건 좋은데 무기 수준도 사고 수준도 모두 중세시대에 멈춰 있는 지라 살벌한 현대 무기에 역으로 당하고 주인공 집 더부살이로 전락한 소녀 마왕님 패밀리의 개그 시트콤 ‘마왕님은 동방의 곰처럼 세계를 정복한다!`

초 먼치킨 소꿉친구들의 구혼 어택에 맞서 자신의 순수를 지키기 위해 발악하는 주인공의 몸부림을 그린 판타지 러브 코미디 ‘그녀들은 소꿉친구지, 그 이상은 곤란합니다!’



한국 최초로 본격 도로 싸이클 소재를 사용한 정식 웹연재 라이트노벨인 ‘크랭키 걸즈’

18세기말 가상의 조선을 무대로 당찬 조선 아가씨와 푸른 눈의 집사가 벌이는 퓨전 사극 서스펜스 로맨스 ‘조선집사전`

세상을 구했지만 같이 싸운 동료들에게 배신 당해 27년이나 봉인되어 있었다가 부활한 용사가 여전히 막장인 세상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동시에 자신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모험을 다룬, 판타지 액션활극 ‘은퇴용사는 잠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방구석 폐인 황녀와 사교 교사의 핑계를 대고 그녀를 죽이러 온 플레이보이 킬러가 펼치는 킬X러브 궁중암투극 ‘프린세스 킬러’. 이렇게 7개 작품이 이미 서비스 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이어서 강명운 작가의 ‘드래곤 파파’ 와 라이큐 작가님의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 가 독자 분들께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레진코믹스 외에도 카카오 페이지와 다른 플랫폼을 통해 11월부터 FPS 게임 판타지 ‘불릿 마크 온라인’ 과 판타지 수사스릴러 ‘드리시스 황립수사대’ 등 새로운 작품들이 선을 보일 것이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한국 라이트 노벨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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