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이 차량 전장부품, 전자가격표시기(ESL) 등 신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정체된 스마트폰 부품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신성장동력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신사업이 계획대로 잘 돼가고 있다"며 "실적이 괜찮다"고 밝혔다.
이 사장이 올 들어 가장 공들이고 있는 신사업으로는 ESL이 꼽힌다. ESL은 유통매장에서 상품명과 가격 등 상품정보를 플라스틱 태그에 표시해주는 디지털 기기다.
이 사장은 ESL사업 매출에 대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이노텍은 유럽 대형 유통업체와 신규 공급계약을 최종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ESL사업 전담팀을 신설하고 사업에 본격 진출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유럽과 북미, 일본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공격적 프로모션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3년 내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SL사업에서 경쟁사였던 삼성전기는 지난 7월 사업 구조조정으로 이 사업을 정리했다.
삼성전기는 2009년 이 사업에 진출한 선발 주자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장 개화 속도가 늦어 결국 손을 뗐다.
반면 후발 주자인 LG이노텍은 삼성전기의 빈자리를 틈타 ESL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이노텍은 제품 라인업을 10여종에서 20여종으로 늘렸다. 매장 운영 효율화와 이용자 편의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R&D)도 강화했다.
지난 4월에는 경북 구미 농협 파머스마켓에 ESL을 시범 설치했다. 운영과정의 데이터를 분석해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려는 취지다.
LG이노텍은 ESL을 시작으로 상품과 매장 운영설비를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지능형 매장통합관리 시스템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차량 전장부품사업에 대해서도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며 "내년에는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차량 전장부품사업에서 올해 상반기 3,0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보다 20%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량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처음 10%를 넘어섰다.
지난 2009년 차량 전장부품의 매출 비중은 2%, 지난해엔 8%였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 금액은 지난해 연간 수주 규모에 육박하는 1조4천억원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07년 PC 시장이 정체되자 PC용 소형 모터를 대체할 신사업으로 차량 전장부품에 눈을 돌렸다.
보유한 소형 모터 기술을 자동차 분야에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사업을 키웠다.
2009년 5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32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6천억~7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LTE 라우터도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이동통신사 스마트프렌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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