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까 써라"…대학 학부 카톡방 군기 잡기 논란
"후배는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먼저 수저 들면 안 돼"
군대식 말투를 강요하는 등 선배가 후배에게 군기를 잡는 내용의 대학교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가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수도권의 한 대학교 체육학부 소속 선배들이 같은 과 후배들에게 명령조로 행동요령 성격의 지침을 전달하는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가 공개됐다.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은 `00대학교 군기 클라스(수준)`, `00대 신입생 군기` 등의 게시글 제목과 함께 이날 유포됐다.
캡처 사진에는 모든 대화를 `다`, `나`, `까`로 끝내고 휴대전화 메신저로 대화를 할 때는 반드시 문장 끝에 마침표를 찍으라는 내용의 군대식 지시사항이 담겼다.
또 `단과대 건물 정문과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한다`거나 `선배들과 밥 먹을 때 수저를 먼저 들지 말고 선배가 부르거나 뭘 시키면 뛰어다니라`는 등의 강압적인 행동요령이 포함됐다.
같은 과후배 학생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캡처 사진은 이날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퍼지면서 5천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이 대학교 한 학생은 9일 오전 "해당 학부 임시총회에서 폭력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빚었다.
이날 임시총회는 학과 `홈커밍 데이`를 앞두고 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해 보니 학과 사무실에 정식으로 보고된 총회"였다며 "폭력 등의 행위는 없어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 대학교의 다른 학과도 `올해 5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노래를 크게 부르지 않은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다`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글로 구설에 올랐다.
당시 이 학과 학생회는 교내 사이트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단체 기합을 준 것을 인정하며 사죄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대학 관계자는 10일 "온라인에 유포된 게시글이 익명으로 올라와 진상을 확인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현재 학과 내에서 이런 관행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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