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전문치료실 지역 불균형 심각

입력 2015-11-17 09:37   수정 2015-11-17 11:38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정진상, 회장 이병철) 가 우리나라 뇌졸중 진료 병원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140개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뇌졸중전문치료실 설치율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140개 병원 중 44.6%인 62개 병원이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 중 58%에 달하는 36개 치료실이 수도권에 집중돼 심한 쏠림 현상을 나타냈다. 17개 권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인구 100만명당 뇌졸중전문치료실 설치율은 서울이 2.01개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 제주 권역이 1.51-2개소, 인천, 경기, 강원, 대전, 광주, 전남, 경남이 1.01-1.5개소로 그 뒤를 이었다. 부산과 충북 권역은 0.51-1개소이었으며, 울산과 경북, 충남 지역은 0-0.50개소를 기록해 지역별로 뇌졸중전문치료실에 심한 격차를 보였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병원이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필요성과 효과를 인정하고 있으나 인적 자원 부족(78.4%), 별도 수가 부재(64.0%), 공간 부족(44.6%) 등 행정적 경영적 요인이 전문치료실 설치 및 운영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에서도 지역 간 격차는 여실히 드러났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전국251개 시 구 군의 3년(2011년에서 2013년)간 평균 뇌졸중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에서 전국 17개 권역 기준으로 평균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과 가장 높은 지역의 차이가 인구 10만명당 27명(제주특별자치도)과 44명(울산광역시)으로 약 1.6배의 차이를 보였다. 구 군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그 차이는 더 커져 사망률이 가장 낮은 서울시 서초구는 10만명당 19명을 기록한 반면 가장 높은 경상남도 고성군은 57명에 달해 지역간 편차가 최대 3배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뇌졸중학회 정진상 이사장은 "전세계적으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확대해 정맥 내 혈전용해제의 투여 및 동맥을 통한 혈전제거술의 시행 등 최신 의료 기술을 활용한 초급성기 및 급성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지역적 불균형은 지역 간 의료 서비스의 격차를 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보건체계에 대한 질평가 보고서(OECD Health Care Quality Review: Korea)에 의하면 국내 뇌졸중 치료 실적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이나 다른 국가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 및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보고서는 뇌졸중전문치료실 부족, 뇌졸중 발생 후 적절한 의료시설로 이송 지연, 낮은 정맥혈전용해술 치료율, 지방과 대도시간 치료 수준의 격차, 뇌졸중 환자의 높은 자기 부담금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r뇌졸중전문치료실의 지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일차)뇌졸중센터 설립 추진, 지역병원에 재정 및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r효율적인 뇌졸중센터의 운영을 위한 119 및 응급환자 이송시스템과의 연계 및 지역네트워크 구성 r지역뇌졸중센터에 대한 학회나 기타 전문화된 민간 독립기구에서의 인증방식 도입 r진료 왜곡, 과중한 업무 부담, 병원 서열화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심평원 뇌졸중 평가에 대한 전문적인 재검토 및 시정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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