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열풍의 차세대 주자 뮤지컬 '젊음의 행진', 흥행 홈런 날릴 수 있을까(종합)

입력 2015-11-22 21:50  

   
사진 랑

무한도전 `토토가`가 선두를 끊었고,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시청자들은 80, 90년대 시절 향수를 마음껏 즐겼다. 그 바통을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이어받는다. 2007년 초연 이후, 올해로 8번째 공연되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80, 90년대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이다.
 
백금택의 인기만화 `영심이`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서른다섯 살이 된 주인공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학창시절 친구 왕경태를 만나 추억을 떠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기만화 캐릭터 `영심이`와 80, 90년대 대표 음악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을 연결해 뮤지컬 내용을 꾸몄다.

배우들은 박진영의 `허니`, 엄정화의 `초대`, 유승범의 `질투` 등 80,90년대 인기곡들을 노래했고,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신보라와 박광선은 완벽하게 극에 녹아들었다. 개그, 노래, 연기 등 여러 방면에서 끼를 보여준 신보라는 "두 달 정도 준비를 하면서 부담감을 느꼈다.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연습 당시는 힘들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행복한 작품이다. 내가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데, 그 작품이 `젊음의 행진`이라서 좋다"며 뮤지컬 데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녀는 "2011년도에 이 뮤지컬을 본 적이 있는데, 당시 집으로 돌아갈 때 기분이 좋았다. 이 작품에 출연제안이 왔을 때, 내가 객석에서 느낀 감정을 많은 분이 느꼈으면 하는 생각에 오영심에 합류하게 됐다"며 오영심 역을 맡은 이유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만화 `영심이`와 인기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두 가지 요소를 잘 녹여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스토리 전개에서는 합격점이었다. 옛 추억의 노래를 뮤지컬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영심이와 경태의 고등학교 시절이야기를 할 때는 송골매 `모여라`, 윤시내 `공부합시다`등을 극에 맞춰 편곡했고, 1992년 MBC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 `질투`의 빙글빙글 돌던 카메라 워킹을 그대로 흉내 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90년대 오락실 펌프와 당시 유행했던 춤도 무대로 그대로 옮겼다. 콜라텍, 삐삐, 공중전화 등 당시 사용했던 소품도 무대 위로 가져와서 향수를 자극했다. 2막에서는 `여고 체육대회 장기자랑`이라는 설정으로 한꺼번에 여러 곡들을 다뤘다. 추억의 노래를 많이 다루려고 한 의도는 이해가 가나, 좀 억지스러운 설정이었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핑클의 머리 스타일, 소찬휘 특유의 어깨가 치솟은 옷 해당 가수들의 디테일한 특징을 흉내내 무대에 올렸다.

8년이나 된 뮤지컬이지만 흥행에 있어서는 늘 부진했다. 객석은 싸늘했고,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많은 공감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할 법도 했지만, 지금까지는 아니었다. 이번 공연은 80, 90년대를 대표하는 가요들과 지누션의 `말해줘`, 핑클의 `영원한 사랑`, 박진영의 `Honey` 등 90년대 중후반 히트곡들로 업그레이드돼 새로운 무대를 선사한다고 하니 흥행을 기대해볼 만하다. 무한도전 `토토가`와 `응답하라 1988`이 일으킨 복고 열풍에 힘입어 `젊음의 행진`이 차세대 주자로서 홈런을 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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