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K뷰티 열풍 주역 리더스코스메틱
주가 하락, 매출 성장세 주춤 `위기론 솔솔`
한때 1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3만원대로 하락했다. 브레이크 없는 전차 같았던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올초 화장품부문 1,800억원대 매출 목표를 설정했지만 3분기 누적매출은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889억원으로 마무리됐다. 2014년 중국발 K뷰티 열풍 주역으로 떠오른 리더스코스메틱 이야기다.
이에 화장품업계는 경쟁사이자 이미 상반기에만 1,000억원 매출을 돌파한 엘앤피코스메틱(메디힐)과 비교하며 `리더스코스메틱 위기론`을 언급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중심에는 마케팅의 기본전략으로 불리는 `3P(Product 상품, Price 가격, Place 장소)`의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
▲ 지난 겨울 촬영한 롯데면세점 리더스코스메틱 매장앞,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소극적인 신제품 출시, 아쿠아링거 마스크팩 후속 제품 부재
업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산성앨엔에스 화장품사업부, 리더스코스메틱의 성장정체 첫 번째 요인은 신제품 출시 주기다. "신제품이 없어도 너무 없다(마스크팩 전문 A매장)" "주가 관리에 집중하느라 신제품 개발 지원은 하지 않는 것 같다(화장품 유통벤더)" 등 평가도 들린다.
실제로 매월 꾸준히 10~20개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엘엔피코스메틱과 달리 리더스의 신제품 출시 소식은 듣기 힘들다. 상품수를 늘리는 대신 품질 좋은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자체 R&D연구소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리더스 측 설명이지만, 막상 특별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벤더는 "대표제품 `아쿠아링거 마스크팩`을 뒤이을 만한 제품이 현재 없다"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긴 한데 이미 나와 있는 타 브랜드 제품과 차별점이 없다"고 꼬집었다.
도매관리 실패도 리더스의 성장정체 요인으로 지적된다. 리더스코스메틱과 오랜 세월 함께 해온 한국 유통벤더들의 외면이 리더스의 성장정체를 이끌었다는 평이다.
취재 중 만난 유통벤더들은 "리더스코스메틱이 현금 결제하는 중국 도매상에 한해 물건을 싸게 내줬다"며 "이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유통벤더들의 불만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이 흐트러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마스크팩을 주력으로 하는 한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중국에 가면 리더스 제품이 여기저기서 천차만별의 가격으로 판매됐다"며 "그러니 벤더도 소비자도 매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을 터"라고 지적했다.
리더스 외면한 유통벤더, 오프라인 매장 확보 실패
도매관리 실패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확보해 놓지 못했다. 한국시장만을 놓고 봤을 때 리더스코스메틱은 현재 자체 브랜드숍 2곳과 왓슨스, 면세점에 입점돼 판매 중이다. 왓슨스를 포함해 올리브영 등 주요 H&B숍뿐 아니라 약국, 코스트코, 면세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 입점돼 있는 메디힐과 비교하면 유명세에 비해 턱없이 적다.
리더스코스메틱이 일부러 국내 유통채널을 한정해 관리한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지만, 그런 시각에는 무리가 따른다. 리더스의 주요 고객인 중국 소비자들 역시 한국에서 잘 나가는 화장품을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리더스의 경우 위생허가 문제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빠르게 확보하지 못했다. 리더스 측에 문의한 결과 현재 주력제품 15종이 위생허가를 마치고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이미 60여 품목에 대해 위생허가 받은 메디힐에 비하면 중국발 K뷰티 열풍의 주역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리더스 위기론`에 대해 리더스코스메틱 측은 "중국뿐 아니라 국내에서 더욱 사랑 받는 1위 브랜드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은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북미, 남미, 유럽 등과 같은 더 큰 시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해로, 꾸준한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질 좋은 한국 화장품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며 "2016년에는 기존보다 업그레이드된 좋은 품질의 마스크팩과 다양한 라인으로 구성된 기초 화장품을 내놓을 예정이고, 마케팅과 더불어 국내 유통관리 또한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외형을 키우고 포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라며 "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철저한 유통 관리가 기반돼야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