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도 국회에서 ‘발목’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5-11-25 17:19  

    <앵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금융개혁’ 역시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이번 회기 중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면 개혁성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병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개혁 법안 중 단연 눈에 띠는 법안은 은행법 개정안입니다.

    인터넷 은행에 한해 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법안은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는 야당의 반대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야당은 인터넷 은행 설립을 위해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경우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가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올 연말 일몰돼 사라지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도 ‘관치금융’ 시비에 휘말리며 법안 처리가 쉽지 않게 됐습니다.

    만약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 워크아웃 제도의 근거가 사라져 구조조정 수단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와 법정관리만 남게 됩니다.

    비대면 실명인증과 소비자 피해 분담 규정 등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도 여야간 입장차가 커, 연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야당은 지난해 발생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가 되풀이 될 수 있다며 규제 완화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민금융 총괄기구인 서민금융진흥원 설립도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법인 성격을 주식회사로 할 것인지 사단법인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재로 전환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비롯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여신전문금융업법, 금융소비자 보호법 등도 쟁점이 많아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부업법 개정안의 경우는 여야 모두 이자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다른 법안에 비해서는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약 이들 법안들이 이번 회기 중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내년 총선 이후 원 구성이 다시 짜여 질 때까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정책을 뒷받침 할 법안들이 적기에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 과제들이 ‘화려한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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