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료, 멸종위기 품종일수록 가치는 올라간다?

입력 2015-11-26 09:12  


▲ 해당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사진 이근일 기자)
사람도 어떠한 사물도 희귀할수록 가치는 높아진다. 향을 내는 원료, 향료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년새 인기를 얻고 있는 오우드, 베이스 향료로 흔히 쓰이는 샌들우드 역시 `멸종위기` `보호품종`이라는 말이 붙으면서 해가 거듭될수록 그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다.

#세계멸종위기식물 침향, 오우드란 이름으로 각광

최근 조말론, 탐포드, 아쿠아 디 파르마, 존바바토스 등 퍼퓸 하우스에서 잇달아 내놓은 오우드 향수. 오우드는 침향목의 수지에서 채취하는 향료를 일컫는다. 오우드 또는 아가우드, 웜우드, 오드 오일이라고도 불린다. 나무가 자라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기면 해당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 이것이 향료뿐 아니라 천연방부제, 약재 등으로 각광 받으면서 무분별한 벌목이 이뤄졌고 현재는 세계멸종위기식물 3급에 지정돼 보호품종으로 관리 받고 있다.

침향목은 보통 수지 함유량에 따라 품질이 결정된다. 이런 기준 하에 전문가들은 베트남산 자생목 침향을 최고로 꼽는다. 이외에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침향목 재배지역이 있어 자생목에 비해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물론 보호품종인 만큼 해당 국가의 환경부 신고 절차가 복잡하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오우드 향수 대부분은 천연침향이 아닌 화학향료에 기반한다. 침향을 향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통 수령 20년 이상의 것에서 채취해야 하는데 재배목에서는 수령 20년 이상의 것을 찾기 힘들고 자생목을 취급하기에는 금액적인 부분에서 무리가 따른다는 게 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각 브랜드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침향나무에서 짜낸 오일을 사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침향목 오일의 경우 비교적 구하기 쉽다는 것. 물론 한 해외 향료회사가 베이스를 조합해 개발했다는 화학향료와 침향목 오일 역시 값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고가 향수에서만 사용하는 추세다.

#수출제한 품목 샌들우드, 여전히 천연향료 수요 높아

샌들우드는 오우드에 비해 대중적인 향료다. 백단향이라고도 부르며 우디 계열 향료로 그윽한 향을 내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베트남산 오우드가 인정 받는다면 샌들우드는 인도네시아산을 최고로 친다. 무분별한 벌목을 막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수출제한 품목으로 관리, 최근 10년 사이 가격이 3배 가량 뛴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가 향수, 프리미엄 화장품 라인을 중심으로 천연향료 수요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침향보다 비교적 구하기 쉽고 또 현재까지는 화학향료가 천연향료의 깊이감을 대체할 수 없다는 시각 때문이다.

한 조향사는 "인도네시아 샌들우드 함유라는 문구 자체가 마케팅 요소로도 효과적"이라며 "천연향료를 선호하는 니치퍼퓸 브랜드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역시 천연 샌들우드 수요가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오우드, 샌들우드 외에도 멸종위기이거나 보호품종으로 분류된 향료는 몇몇 있다. 로즈우드라고 불리는 자단의 경우 역시 개체수가 부족해 보호품종으로 구분되며 우리가 흔히 `머스크`라고 부르는 사향노루 역시 향료로 각광받으면서 멸종위기동물에 등록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수의 대중화로 천연에서 합성으로, 또 니치향수 붐으로 합성에서 천연으로 향료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합성향료는 단순히 저렴한 것이 아니라 자연보호의 배려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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