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렇게 좋습니까?"
국정교과서에 대한 유시민의 생각
JTBC 밤샘 토론 `국정화 블랙홀에 빠진 대한민국` 편.
패널로 나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남긴 2분 50초의 클로징 멘트.
북한이 그렇게 좋습니까?
북한이 왜 망했냐면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하고 온 사회를 그 사상에 따라 조작했기 때문에 다양성이 말살되어서 망한거에요
우리나라는 왜 잘되느냐.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독재도 하고 학살도 하고 했지만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계속 다양성을 지켜왔거든요. 개인의 창의성을 살렸고요.
그렇게 해서 체제경쟁이 사실 승패가 나버렸는데
뭐가 그렇게 북한이 좋은지 북한식 국정교과서를 도입할려고 해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건 모든 사상을 멸균해서 사회가 건강해지는게 아니에요.
우리가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멸균실에 살면서 증류수를 마시고,
음식을 다 끓여서 먹고 이렇게 한다고 건강해지는게 아니에요
세균,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속에 살아도 면역체계가 살아있고 그 병균을 이겨낼 수 있어야 건강한 몸이거든요
사회를 유일사상이 지배하는 멸균실로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저는 우리 권희영 교수님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는 걸 알아요 그런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런 생각을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아이들한테 먹이지는 말라는거예요 단순합니다.
제 요청은 먹이지 마라.
그리고요, 좀 정정당당하게 겨뤘으면 좋겠어요 좌든 우든 생각이 다르면.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란 책이 있었고 이게 뉴라이트가 말하는 좌경화 책 아닙니까?
그래서 뉴라이트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란 책을 냈어요 근대 재인식이 출판 시장에서 패배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소위 좌파들이 쓴 `해방전후사의 인식`보다 더 재미있고, 더 진실로 차있고, 더 잘팔리는 책을 쓰면 되잖아요.
왜 이 싸움을 회피하고 시장에서 빠지고 국가권력의 품 속으로 지식인들이 도망가서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자기 사상을 사회에 강요할려고 그래요?
이건 자유사회와 안 맞는 거고, 우파 지식인들, 뉴라이트 지식인들의 비겁함이라 생각하고요.
그냥 한판 붙자고요. 서로 죽이는 것도 아닌데 투쟁 아니잖아요. 그냥 대화하는 거잖아요.
사상투쟁 가치투쟁 아니고요 가치경제, 사상경쟁하는거에요 공존하면서.
그래서 때로 내가 인기가 없으면 내가 부족한가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더 노력하면 되지.
아무리 교학사 교과서의 시장실패, 시장에서 진입실패로 인한 좌절감이 크다하더라도
그 좌절감을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다른 교과서를 다 없애버리고
교학사 교과서 하나를 국정교과서로 만드는 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저는 그게 전체주의적인 북한을 흉내내는 졸렬한 짓이다. 그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기획 이석우 / 구성 이석우
사진 `JTBC 밤샘토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