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석민-정우람(사진 =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
과연 고요한 FA 시장을 누가 깰까?
원소속 구단 협상 마지막 날과 타구단 협상 첫날(29일 기준)까지 14건의 FA 계약이 성사 됐다. 이 가운데 11건은 원소속 구단과 잔류 계약이었고, 3건은 타구단으로 이적 계약이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과하다 못해 심하게 거품을 일으켰던 FA 시장. 그러나 2016시즌 FA 시장은 현재까지 비교적 무난한 계약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김태균은 84억의 초대형 계약을 했고, 타구단으로 이적한 유한준이나 윤길현도 비교적 높은 금액을 받았다. 그럼에도 나머지 계약들이 큰 거품의 소용돌이가 없었기 때문에 무난한 계약들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올 겨울 FA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볼 수는 없다. 아직 시장 최대어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계약자는 8명이다. 이 가운데 대박 계약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고영민, 박재상, 심수창을 제외하면 시장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갈 인물은 5명으로 좁혀진다. 5명 가운데 군사훈련 중인 오재원과 미국 진출을 선언한 김현수는 당분간 국내 구단과 협상이 어렵다. 따라서 남은 박석민, 정우람, 손승락이 시장의 고요함을 깰 가능성이 높다.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가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SK가 82억을 제시했으나 선수 본인은 그 이상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어느 구단이든 정우람을 영입하려면 요구하는 금액과 보상금까지 100억 가량을 배팅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불펜으로만 활용이 가능한 선수에게 100억을 투자하는 것은 무리수다. 하지만 국내 FA 시장에서는 상식을 깬 계약들이 과거에도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박석민도 또 다른 유력 후보다.
이 번 FA에서 시장에 나온 선수들 중에 가장 의외의 인물이 박석민이다. 그의 원소속 구단이 삼성이라는 점과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중심인물이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잔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삼성과 협상 결렬을 알려왔고 시장에 나오면서 정우람 못지않은 대박 계약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박석민은 리그 최고의 3루수로 모든 팀들이 매력을 느끼는 카드다.
그나마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로 견고한 3루 자원을 확보한 SK, KIA, LG, kt 정도를 제외하더라도 강력한 3루 자원이 없는 팀들이 리그에 반 이상이다. 따라서 김태균 보다 더 큰 규모로 계약이 유력한 인물이기도 하다. 다만 삼성으로 돌아갈 경우에도 대형 계약이 예상되나 이 번 FA 기준으로 김태균보다 적은 규모로 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자원 손승락이다. 올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마무리 자원이 없는 팀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또한 현재 10개 구단 전체를 봤을 때, 손승락만한 마무리 투수도 극히 드물다. 물론 정우람-박석민에 버금가는 계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년 FA 시장 기준이었던 50억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는 정우람의 계약에 따라서 가치가 상승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대어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계약을 했던 것과 다르게 올 시즌은 계약 속도가 다소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군가 지금의 고요함을 깨트릴 경우 2016 FA시장은 급변할 것이다. 다만 지금의 분위기를 누가 먼저 깨느냐가 흥미로운 부분이다.